글로벌 경영 확대 위해 국제도시 시카고로 본사 이전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세계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 미국 '캐터필러'(Caterpillar Inc.)가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90여 년간 생산시설 인근에 두었던 글로벌 본사를 대도시권으로 이전한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과 경제전문 '포천' 등에 따르면 캐터필러는 일리노이 중부 중소도시 피오리아의 본사를 미 중서부 관문 시카고 지역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캐터필러 측은 "세계 농기계·건설 중장비 시장이 침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15년 예고한 피오리아 본사 신축 계획을 철회하고 시카고에 사무실을 두겠다고 밝혔다.
짐 엄플비 캐터필러 최고경영자(CEO)는 "최고경영진과 지원부서 인력 약 300명을 올해 중 시카고 시 또는 인근 교외도시에 이전 배치할 예정"이라며 "최종 위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엄플비 CEO는 국제적인 도시이자 미국 항공·철도·도로 교통의 허브인 시카고의 뛰어난 접근성과 전략적 입지 등이 해외사업 확대에 발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딜러들과 더 자주 더 쉽게 만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캐터필러 측은 1만2천 명에 달하는 생산직 직원은 피오리아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캐터필러 기업 역사의 토대인 피오리아 주민들은 사무직원 대다수가 시카고로 옮겨간다는 소식에 큰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지역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현재 시카고 도심의 유명 빌딩 '머천다이즈 마트' 일부 공간에 소수의 직원을 두고 있다.
캐터필러는 2013년 이후 매출과 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며, 지난주 공개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11억7천만 달러(주당 2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 세계에 약 11만 명의 직원을 둔 캐터필러는 최근 수년에 걸쳐 인력감축과 시설축소 등을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캐터필러는 지난해 미국 내 직원 7천700명 포함 총 1만2천300명을 정리해고했으며, 일리노이 주 오로라 소재 공장 포함 2개의 주요 생산시설 폐쇄를 고려 중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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