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중국 원정에 "대표팀 부름 받으면 지켜봐 달라"
"아무것도 안 하면 복은 절대 안 온다…2배로 노력할 것"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1천100만 달러(약 132억원) 몸값을 기록하며 중국 프로축구 슈퍼리그(1부리그) 톈진 취안젠으로 이적한 권경원(25)이 이제 태극마크라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에서 진행 중인 톈진의 동계 전지훈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권경원은 2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심스럽게 다음 달 23일 열리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국 원정전 출전에 대한 소망을 밝혔다.
권경원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 승선 가능성에 대해 "언제 어디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르니 항상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기회가 오면 후회 없이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지난해 3-2 진땀승을 거뒀던 중국전에 대해 "감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면서도 "나중에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면 그때 한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또 슈틸리케 감독에게 "국가대표팀을 위해 하루하루 바치며 열심히 준비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자신의 강점으로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공수 전술상 유연하게 플레이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
2013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권경원은 2015년 이적료 300만 달러(약 36억원)에 아랍에미리트(UAE) 알아흘리로 이적했다.
권경원을 눈여겨본 톈진은 최근 거액의 이적료에 연봉 300만 달러를 내걸고 그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갑급리그(2부리그)에서 우승해 슈퍼리그로 승격한 톈진은 파비오 칸나바로(이탈리아) 감독의 지도 아래 벨기에 대표팀 미드필더 악셀 비첼, 브라질 대표팀 출신 공격수 알렉산드레 파투 등을 영입해 돌풍을 꿈꾸고 있다.
권경원은 "이적료나 연봉에 대해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지금까지 보다 2배로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수비수로서 칸나바로 감독께 지도받는 것이 너무 설레고 감사하다"면서 "비첼과 같이 훈련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 놀라운 기술들이 나온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이어 "파투도 훈련에 합류했는데, 모두 말이 필요 없는 선수들"이라면서 "훈련장 내외에서의 몸 관리 등을 지켜보며 잘 배우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현재 중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은 홍정호(장쑤 쑤닝), 장현수(광저우 푸리),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모두 국가대표급이다.
권경원은 이들 기량의 '중국화' 비판에 대해 "중국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은 한국 내에서 최고 기량이다. 저를 제외하면 모두 국가대표"라면서 "그런 비판은 선수들에게 숙명이다. 비판을 통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긍정적으로 봤다.
또 "국가대표가 아닌 제가 중국리그에 온 만큼, 복 받은 선수라 생각한다"면서 "더 열심히 축구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리그는 외국인 선수 출전 한도를 기존 5명에서 3명으로 바꿨다. 한국 선수 선호 이유 중 하나였던 아시아지역 쿼터도 없어졌다.
권경원은 개정 이전 계약을 마친 데 대해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한 하늘의 선물이라 생각한다"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경쟁하고, 기회가 오면 자신 있게 플레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복은 절대 오지 않는다"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했을 때 복도 따라오는 것"이라고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쉽게 얻으면 쉽게 잃는다'는 문구를 걸어둔 데 대해서는 "글귀를 보며 채찍질한다"면서 "뭐든 어렵게 얻으면, 어려운 걸 알고 쉽게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월 31일이 생일이었던 권경원은 "항상 생일 때는 전지훈련 기간이라 그냥 무덤덤하다"면서 "그래도 지인들이 축하해줘서 감사한 하루였다"고 덧붙였다.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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