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정책 뒤집는 발언…대변인실 뒤늦게 정정 "바뀌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 백악관은 향후 테러 용의자 공습 과정에서 "미국인을 겨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트럼프 행정부는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지도를 따를 것"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미국 시민도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해외에서 테러리스트와 연계된 사람은 미국인일지라도 공습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한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1년 예멘에서 공습으로 알카에다 조직원과 미국 시민권자가 사망했을 당시, 사망한 인물이 미 본토에 대한 현존하는 위협으로 인식될 경우 공습을 합법화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미국은 당시 공습에서 미국인이자 급진 이슬람 성직자인 안와르 알아울라키를 겨냥했고 알아울라키는 사망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의 언급은 지난달 하순 미군의 대 테러 공습에서 알아울라키의 8살짜리 미국인 딸이 숨졌다고 NBC방송이 보도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실시된 대 테러 작전이었다.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30명에 달했으며 20여 명은 군사작전 관련 용의자였으나 어린이도 몇 명 포함됐다. 미군 한 명도 숨졌다.
스파이서는 그러나 미국인을 겨냥한 공습을 배제하겠다는 발언의 의도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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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백악관 대변인실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는 "미국인을 겨냥한 공습이 가능할 수 있다는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스파이서 대변인의 발언을 뒤늦게 정정했다.
샌더스는 2012년 예멘 공습 당시 에릭 홀더 법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임박한 위협이 되고, 체포가 가능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외국에 있는 미국인을 겨냥해 전쟁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공습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미국은 의도적으로 테러리스트 가족을 겨냥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는 테러리스트와 싸우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접근을 시도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오바마 정부에서 금지한 고문과 같은 포로 심문기법의 부활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또 테러 용의자의 가족을 추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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