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 상승할수록 수위 높아가는 호주 극우의 막말

입력 2017-02-01 16:58  

지지도 상승할수록 수위 높아가는 호주 극우의 막말

싱글맘·동성애자 공격하고 역사적 사실도 부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반이민과 반세계화 조류 속에 지지도가 급상승 중인 호주 극우정당의 인사들이 소수자를 깎아내리고 사실을 왜곡하면서 잇따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극우성향 '하나의 국가'당은 올해 퀸즐랜드주(州) 선거에서 집권을 목표로 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소속 인사들의 막말 수위도 갈수록 높아가면서 호주 사회에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당의 서호주주(州) 선거 공천자인 데이비드 아치볼드는 싱글맘을 깎아내린 과거의 글이 최근 폭로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호주 ABC 방송이 1일 보도했다.

아치볼드 후보는 2015년 3월 한 우파 잡지 기고문에 싱글맘을 "스스로 선택한 라이프스타일"로 묘사하면서 싱글맘이 못생기고 게으른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적었다.

아치볼드는 싱글맘과 함께 장애연금 등에 대한 복지 혜택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의견을 폈다.

아치볼드는 또 다른 기고문에서는 원주민 동화정책의 산물인 '도둑맞은 세대'(Stolen Generations)에 대해서도 "날조된" 신화라며 역사적 사실마저 부인했다.

아치볼드는 자신의 글이 논란이 됐음에도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고수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호주 정부는 190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원주민 자녀를 강제로 부모들로부터 떼어놓아 정부 시설에 수용하거나 백인가정에 입양시켰으며, 이때의 피해자들은 '도둑맞은 세대'로 불리고 있다.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싱글맘 밑에서 자란 야당 노동당 소속의 앤서니 알바네스 연방 하원의원은 "암흑시대에나 있음직한 생각"이라며 아치볼드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빌 쇼튼 노동당 대표도 아치볼드가 공직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그러나 '하나의 국가'당 지도자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악명이 높은 폴린 핸슨 연방 상원의원은 공천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퀸즐랜드주 선거에 출마하려던 대만계 샨 주 린 후보도 지난달 동성연애자와 관련해 막말을 했다는 이유로 공천이 철회됐다.

샨 후보는 자신의 SNS에 "동성연애자는 정상이 아니며 환자로서 치료받아야 한다"는 글을 올려 파문의 주인공이 됐다.

퀸즐랜드주의 또 다른 공천자인 피터 로저스도 지난달 자신의 웹사이트에 1996년에 발생한 포트 아서 학살 사건과 지난해 9월 터키 바닷가에서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기 시신이 모두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가 공천이 취소됐다.

포트 아서 학살은 1996년 4월 호주 태즈메이니아 관광지인 포트 아서에서 28살 청년의 총기 난사로 35명이 숨지고 18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다.

이 극우 정당은 차기 퀸즐랜드주 총선에 출마할 36명의 공천자를 지난해 12월 발표했지만 벌써 3명이 하차했다.

호주 전문가들은 잇단 구설에도 퀸즐랜드주의 전현직 의원이 입당하는 등 당에 대한 지지는 꺾이지 않고 있다며 선거가 임박할수록 자극적인 발언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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