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매수자 '구단과 연관성' 여부가 최대 쟁점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국제중재스포츠재판소(CAS)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박탈당한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손을 들어줄까 아니면 AFC의 결정을 그대로 인정할까?
CAS가 전북의 항소에 대해 오는 3일(스위스 현지시간)까지 잠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통보해옴에 따라 CAS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심판 매수'를 이유로 AFC 챔스리그 참가가 취소된 전북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CAS에 출전권 박탈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제소를 해놓은 상태다.
전북이 항소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심판 매수에 가담한 직원의 '돌출 행동'이라며 구단과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이 조직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AS가 항소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전북의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전북이 AFC의 결정을 뒤집는 '승소 가능성'이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CAS 중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진원 오멜버니& 마이어스 서울사무소 대표 변호사도 전북의 설득력이 약하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박 변호사는 "심판 매수를 시도한 사람이 외부 에이전트라면 몰라도 구단의 직원이라는 점이 전북 주장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면서 "직원에 대한 구단의 관리 책임까지 포괄적으로 묻는 게 전체적인 CAS 결정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FC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대해 해당 클럽의 자격 제한'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구단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전북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려면 심판 매수 시도자와 구단간 '간접적 연관성'도 없음을 충분히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AS는 중재 결정을 할 때 통상적으로 심판원 3명이 맡지만 이번의 경우는 전북이 '초급행 결정'을 요청한 만큼 1명의 심판원이 결정할 것이라는 게 박 변호사의 예측이다.
그는 "심판원을 뽑는데 1주일에서 열흘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이번 전북의 항소건은 한 명의 중재관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잠정 처분이지만 판결문을 완성된 형태로 줄 수 없다는 것일 뿐 어떤 결정이든 AFC가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전북은 AFC 독립기구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로부터 받은 ACL 출전권 박탈 관련 근거 자료를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넘기고 CAS의 결정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상황이다.
만약 CAS가 주장을 수용하면 전북은 챔스리그 출전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AFC에 선수 등록을 해놨기 때문에 참가에 걸림돌은 없는 상태다.
반면 전북의 출전권 박탈 결정에 따라 ACL에 나가게 된 울산은 오는 7일 홍콩 키치SC와 단판 승부로 치르는 플레이오프에 올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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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국 울산 단장은 "CAS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우리 구단의 플레이오프 참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더라도 플레이오프를 하지 않을 가능성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이어 "오늘 대구대와의 연습경기를 치른 선수단도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라면서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에만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상이몽'인 전북과 울산의 희비가 엇갈릴 CAS의 결정이 최종 어떻게 내려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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