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규제로 출혈 경쟁 사라져…"요금 인하해야"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작년 한 해 동안 약 2천80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030200],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 3사의 작년 마케팅 비용은 총 7조5천883억원으로, 2015년의 7조8천678억원보다 약 2천8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전날 실적 콘퍼런스에서 작년 마케팅 비용이 2조7천142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천억원 줄었으며,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련 비용을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는 2014년 3억1천528억원부터 3년 동안 내리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왔다.
LG유플러스는 2일, SK텔레콤은 3일 작년 마케팅 비용을 공개하는데, 역시 KT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마케팅 비용이 각각 2조8천930억원과 1조9천811억원으로, 2015년보다 약 1천600억원, 175억원씩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마케팅 비용은 SK텔레콤이 3조5천730억원, LG유플러스가 2조962억원에 달했다.
이통사들이 2014년부터 마케팅 비용을 눈에 띄게 절감할 수 있었던 것은 단통법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을 규정한 단통법은 2014년 10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후 관련 규제가 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이통사 간 출혈 경쟁이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소비자들은 이통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을 하지 않고, 단말기만 새것으로 교체하는 '기기변경'을 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전처럼 이통사를 바꿀 때 암암리에 제공되던 특별 지원금이 불법이 됐기 때문이다.
지원금 액수 자체가 축소되다 보니 지원금을 받는 대신 매달 통신비를 20%씩 할인받는 소비자도 늘어났다.
이 모든 상황은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줬다. 결과적으로 단통법이 이통사 배만 불렸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요금 인하 요구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앞으로도 이통사들의 마케팅 비용 감소와 영업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신요금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