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2차 탈당' 동력 급제동…충청권도 탈당 백지화

입력 2017-02-01 18:55  

새누리 '2차 탈당' 동력 급제동…충청권도 탈당 백지화

수도권·충청권 탈당파 "탈당 안한다" 속출…일부 바른정당 이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슬기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새누리당 내 현역 의원들의 2차 탈당 움직임이 현저히 위축되는 분위기다.

당내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를 중심으로 반 전 총장이 주도하는 '제3지대' 공간이 열리면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흐름이 있었지만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에 따라 탈당 동력이 사그라든 것이다.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2차 탈당이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탈당은 홀딩(보류)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충청권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대 20명가량이 탈당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있었다.

탈당을 고민해온 한 의원은 "직접 탈당하겠다는 의원이 비충청권만 해도 10여 명에 달했고, 충청권까지 포함하면 20명에 육박할 수도 있었다"며 "비박계의 다수는 탈당까지는 아니더라도 반 전 총장이 세력화에 나서면 같이 움직이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박계 일부 의원 간에는 지역구 사정 탓에 탈당은 어렵지만 반 전 총장 지지선언을 위한 연판장이라도 돌리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의원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 등 충남과 충북 의원 8명은 전날 회동해 반 전 총장 지지를 재확인하고 정기모임까지 갖기로 했지만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 전 원내대표가 최근 반 전 총장을 만나 모종의 공감대를 이뤄 충청권 의원 모임까지 가졌는데 갑작스러운 낙마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충북의 박덕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 고려는 없던 일이 됐다"고 말했고, 충남의 이명수 의원도 "반 전 총장을 전제로 한 일들은 백지화가 됐다"고 말했다.

충남의 박찬우 의원은 "난 원래부터 탈당할 마음이 없었다. 이제는 당에 남아 보수 대통합을 준비할 시기"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신당 창당 등 정치세력화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을 끈 것이 결과적으로 독이 됐다는 아쉬움도 표출됐다.

한 충청권 의원은 "반 전 총장이 신당을 창당한다면 탈당을 해서라도 교섭단체를 만들고 '신 DJP(김대중·김종필) 연대'를 추진할 계획이었다"며 "반 전 총장이 검토하겠다고만 하고 확실한 말을 안해 그동안 탈당을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충청권 의원도 "반 전 총장이 엊그제 도와달라는 연락을 해서 이 분이 국회의원의 중요성을 알고 바뀌는구나 생각했다"며 "청신호로 받아들였는데 너무 의외"라고 반응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바른정당 행(行)을 염두에 둔 의원들의 이탈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이마저도 동력을 잃어 탈당이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지상욱 의원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다른 후보를 이길 수 있는 대안이라는 마음은 마찬가지여서 지역민들과 의견을 나눈 뒤 결정하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탈당을 저울질하는 의원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며 "많은 변동이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탈당 동력이 크게 약화함에 따라 '난파선'이라는 오명을 벗고 전열 재정비를 통해 당 정상화와 함께 안정적인 대선 준비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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