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성직 떠난 신부·수녀, 약 2천300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들이 소명을 대거 중단하며 위기에 놓여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성(수도회성) 장관인 호세 로드리게스 카르바요 추기경은 31일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의 회견에서 2015∼2016년 성직을 떠난 전 세계 신부와 수녀가 약 2천3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개 결혼을 하기 위해, 혹은 성직에 대한 소명을 느끼지 못해 중도 하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르바요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런 현상을 '출혈'이라고 부를 만큼 성직자들의 소명이 위기에 처해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이 '출혈'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성직을 그만두는 신부와 수녀의 숫자도 많지만 이들 대부분이 30∼50대로 젊은 층이라는 게 더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성직자의 대거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교황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부와 수녀를 막론한 성직자 이탈 현상은 유럽과 아메리카 등 기독교 뿌리가 깊은 선진국에서 더 두드러진 현상이다.
바티칸에 주재하는 한 가톨릭 관계자에 따르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배출한 폴란드 정도를 제외한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성직자 감소로 문을 닫는 신학교와 수도원이 속출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가톨릭 전통이 비교적 짧은 곳에서는 사제와 수녀 등 성직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유럽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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