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최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키퍼 사익스의 교체 여부를 두고 고민을 계속했다.
사익스의 기량은 우수하지만, 키가 작아 다른 선수들과 매치업 싸움에서 불리하리라 판단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교체를 결정할 순 없었다. 가드 전력이 얇은 데다 김기윤마저 허리 디스크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김승기 감독은 "사익스를 안고 가도 모험, 퇴출해도 모험"이라고 말했다.
김승기 감독의 사익스 잔류 결정에 큰 역할을 한 이는 간판선수 이정현이었다.
이정현은 구단이 사익스 퇴출을 놓고 고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의견을 강력하게 개진했다.
그는 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전을 마친 뒤 "현재 우리는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이라며 "사익스를 교체한다고 해서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께 사익스와 함께 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정현은 외국인 선수 보다 팀의 체질 개선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도 표출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팀은 너무 골 밑 플레이에만 집중했다"라며 "내외곽 플레이를 조화롭게 할 수 있는 팀인데, 골 밑 공격에만 치중하다 보니 부작용이 났다. 사익스는 밖에서 흔들어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정현은 경기 도중에도 사익스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의 기를 살리고 있다.
그는 사익스와 경기 중 어떤 대화를 하는지 묻는 말에 "한국 농구의 특성을 설명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익스는 일대일 플레이를 즐기는데 패싱 플레이를 많이 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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