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호텔 예약 시스템은 물론 전자카드 키마저 마비시키는 해킹에 시달리던 알프스 관광지의 한 호텔이 결국 '진짜 열쇠'로 객실 잠금장치를 모두 바꿨다고 AP통신이 1일(현지시간) 전했다.
오스트리아 남부 알프스 산맥 인근에 있는 한 호텔은 반복해서 사이버 공격의 표적이 됐으며 작년 12월에는 호텔 컴퓨터가 다운돼 해커들에게 1천500유로(187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건네고 시스템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돈을 받고 나면 봉쇄했던 시스템을 해제해줬지만, 이 호텔이 지속해서 해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게 지역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부 보도 중에는 투숙객들이 호텔 객실 안에 갇히거나 객실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내용도 있었지만 호텔 측은 "갇히거나 들어가지 못한 건 사실이 아니다. 새로 도착한 손님들만 몇 시간 문밖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사이버 공격이 최근에도 계속되자 네트워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데이터를 구분해 저장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호텔은 사이버 공격에 대한 최종 대응으로 전자카드 키를 폐기하고 객실 잠금장치를 진짜 열쇠로 바꿨다.
상대방 컴퓨터를 잠그고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 범죄는 유럽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호텔을 운영하는 부부는 "할아버지 때나 쓰던 열쇠이기는 해도 이게 제일 나은 것 같다"며 "해커들에게 건너가는 1유로도 아깝지만 몇몇 다른 호텔도 공격을 받았고 결국 돈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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