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론 향배 등 대선구도 급변상황과 맞물려 주목
孫측 "개혁세력 규합에 함께 하자는데 큰 틀에서 뜻 모아"
金 "한사람 빠진다고 대선구도 흔들리겠나"…탈당설에 "묻지 마라"…대선출마 질문엔 웃기만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서혜림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1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전격 만찬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와 상관없이 미리 잡힌 약속이라는 설명이지만, 반 전 총장의 중도하차로 조기대선 구도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제3지대론의 축으로 거론된 인사간에 이뤄진 만남이라는 점에서 정계개편의 향배 등과 맞물려 주목된다.
복수의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서울시내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2시간 가량 단독 회동을 갖고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따른 대선구도 재편 문제와 제3지대론 등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들어 더불어민주당 탈당설이 불거진 김 전 대표의 거취 문제도 오갔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손 전 대표측 한 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분이 개혁세력을 규합하는데 힘을 모으고 함께 하자는데 큰 틀에서 뜻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대표는 이날 퇴근길에 서울 구기동 자택 앞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손 전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 대해 묻자 "아는 사람끼리 만나서 밥을 먹는 것이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말아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에 대해 "정치를 오래하신 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려운 상황을 인내하고 지나갈 수 있는 정치적 체질이 아닌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한 2주여 동안 경험한 걸로 봤을 적에 그런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보기엔 너무 조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정치라는 게 좀 참고 견딜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이 체질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럴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대선구도가 요동치고 있다는 분석에는 "한 사람 빠졌다고 해서 대선구도가 뭐 그렇게 흔들리겠느냐"며 일부 주자들의 지지율 변동 추이에 대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니 며칠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3지대론의 향배에 대해선 "그건 뭐 내가 그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거지 꼭 실현될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이야기한 건 아니다. 가능성만 열어뒀던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김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와 관련, '직접 결행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냐'고 묻자 "내가 무슨 결행을 하느냐"고 반문한 뒤 '직접 출마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웃기만 했다.
이달 15∼17일 뮌헨 안보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하는 김 전 대표는 방독 전에 거취결정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내주 지나면 가는데 뭘…"이라고 언급, 거취 결정은 독일에서 다녀온 후 하는 쪽에 무게를 뒀다.
탈당 가능성을 묻자 "나한테 자꾸 물어보지 말라"고만 했다.
김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근 상승세에 대해서는 "(지지율이) 무섭게 올라오는거야 뭐 그 사람 역량이 높으니 그러겠지…"라며 "비교적 절제된 표현을 많이 쓰니 그런 게 상당히 호감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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