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위안부 부정한 日호텔 가지 말자"…불매운동 시작됐다

입력 2017-02-02 08:58  

[단독] "軍위안부 부정한 日호텔 가지 말자"…불매운동 시작됐다

서경덕 교수, 국내외 네티즌·여행사에 동참 호소…호텔측에 항의서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와 난징(南京) 대학살을 부인하는 극우성향의 서적을 객실에 비치해 물의를 일으킨 일본의 호텔 체인 아파(APA) 호텔을 이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을 시작한다고 2일 밝혔다.

일본 전역에 413개 체인과 7만여 개의 객실을 보유한 APA 호텔은 호텔 객실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국가론', '자랑스러운 조국 일본, 부활로의 제언' 등 일본군의 위안부·난징학살 만행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서적을 비치했고, 이 사실은 중국인 이용객들에 의해 확인됐다.

이들 서적은 이 호텔 체인의 최고경영자(CEO)인 모토야 도시오(元谷外志雄·73)가 저술한 것이어서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서 교수는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불매운동을 시작했지만 우리는 민간 차원에서 국내외 네티즌 그리고 한국의 대표 패키지 여행사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우익 서적의 비치된 객실 모습을 정확히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APA 호텔의 극우 활동을 잘 모르고 예약하는 경우가 있어 국내외 네티즌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정확히 알려준 뒤 불매운동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캠페인과 함께 저렴하고 괜찮은 숙박시설을 대안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의 대표 패키지 여행사들과 공동으로 진행한다.

서 교수는 또 APA 호텔처럼 역사 왜곡을 일삼는 기업과 일본 전범기(욱일기) 디자인을 자주 사용하는 기업 등 극우성향의 기업 리스트를 작성해 네티즌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불매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토야 도시오를 비롯한 APA 그룹 관계자들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우편물에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영상 CD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실린 위안부 전면광고도 동봉했다.

서 교수는 "한국인,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에 이런 우익 서적들을 객실 내에 비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논란이 된 후 좀 더 자세한 상황들을 알아보니 APA 그룹 홈페이지에서도 이 우익 서적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고 개탄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이달 19∼26일 일본 삿포로(札晃)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 숙소를 당초 APA 호텔로 정했다가 논란이 일자 대회 조직위원회에 다른 호텔로 옮겨달라고 요청했고, 조직위도 홋카이도(北海道) 내 다른 호텔로 옮겨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gh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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