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차 투표서 '탈락' 여론조사에 당내 비판 수위도 높아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비리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프랑스 유력 대선 주자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피용의 소속 정당인 중도우파 제1야당 공화당 내에서 피용 전 총리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하원의원 조르주 페네슈는 지난 11월 당내 경선에서 피용이 거둔 승리는 이제 아무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페네슈 의원은 "사법적 문제가 아닌 윤리와 도덕의 문제"라며 "시급히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오케스트라처럼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하원의원 브뤼노 르 메르도 이번 스캔들로 불거진 어마어마한 규모의 의심스러운 돈이 많은 프랑스인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공화당이 공식적으로는 피용을 대체할 다른 후보를 물색하고 있지 않지만, 이면에서 초조함이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피용을 유력 대선 주자로 보도했던 프랑스 매체들도 이제 그가 중도 탈락할 경우 누가 그를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드러내놓고 보도하고 있다.
프랑스 라디오 클라시크와 경제 일간 레 제코가 지난달 30∼31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피용이 대선 2차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는 4월 대선 1차 투표 지지율에서 무소속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이 23%로 피용(20%)을 누르고,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27%)와 함께 5월 결선 투표에 오를 것으로 집계됐다. 결선에서는 마크롱(65%)이 르펜(35%)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승리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피용은 과거 아내를 보좌관으로 거짓 고용해 부당하게 혈세를 챙겼다는 보도에 이어 두 아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세비를 받았다는 등 추가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프랑스 탐사보도 사이트 미디어파트와 일요 신문 '주르날 뒤 디망슈'는 피용이 2005년부터 2007년 사이에 상원의원 보좌관에게 배정된 2만5천유로(약 3천100만원)를 횡령했다며 새로운 비리 의혹을 보도했다.
아울러 2012년 피용이 총리 임기 말 설립한 자문회사도 주목을 받고 있다. 르 카나르 앙셰네는 이 회사가 2012년 이후 피용에게 세후 75만7천유로(약 9억4천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피용은 자신을 향한 모든 의혹에 대해 "좌파의 조직적인 쿠데타"라고 항변하면서 이에 끝까지 맞서 완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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