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금융자산 10억 이상 조사…강남3구 한달 1천만원 지출
자녀 혼수비용은 6억∼7억…"일해서 부자됐다" 20% 불과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월평균 970만원을 쓰고 일반적으로 6시간 정도 일한다.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골프나 음악회 등 여가활동에 주력한다. 6억∼7억원에 이르는 자녀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부담하고, 결혼시킬 때는 배우자의 인품과 집안을 많이 본다. 손주들에 대한 사랑도 각별해 점점 증여액을 늘리는 추세다. 금융자산을 최소 10억원은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100억원 이상은 가지고 있어야 '부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일 발간한 '2017 부자보고서'(Korean Wealth Report)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국 부자들의 일반적인 생각들이다. 이 보고서는 금융재산 10억원 이상의 부자고객 1천28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들의 월평균 소득액은 2천326만원, 지출액은 970만원이다. 작년 3분기를 기준으로 일반가계(342만원)보다 3배가량 많이 쓴다.
일단 돈을 쓸 시간이 일반인보다 많다. 평균 근로시간은 6시간(주부·은퇴자 제외), 하루 7시간 이하로 일하는 비중이 56%다. 9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하는 부자는 20%에 그쳤다.
부자들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일반인보다 평일 3.5배, 주말에는 2배 이상 많다. 일반인들의 40%는 평일 9시간을 초과해서 근무한다.
지역별로는 강남 3구의 부자들의 지출 규모가 1천56만원으로 가장 많다.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부자는 886만원, 수도권은 914만원, 지방은 901만원쯤 쓴다.
스포츠활동(27%)에 가장 많은 여가를 투자한다. 예술관람(18%)과 쇼핑·외식 등(16%)도 많이 한다.
자기계발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데,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건 영어와 경영전략 및 리더십이다.
부자들은 자녀가 경영학(18%)을 전공하길 가장 바랐으며 의학계열(17%), 공학계열(14%)에도 호감을 나타냈다. 어떤 전공이든 상관없다는 답변도 11%였다.
평균 자녀 결혼 비용은 아들은 7억4천만원, 딸은 6억2천만원이다. 이는 일반인 대비 각각 5억7천, 5억2천만원 높은 것이다. 결혼 비용의 85%는 부모가 담당했다. 거액을 전액 전담하는 비중도 40%나 됐다.
자녀 배우자에 대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인품이고, 그다음이 집안이었다. 다만 자녀가 딸인 경우 사위의 전문직 여부(13%)도 고려 대상이 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손주에 대한 증여는 현재 9% 수준이지만 응답자 중 39%가 손주에게 증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손주에 대한 자산 증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부자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부자들의 절반 정도는 상속을 통해 이러한 부를 물려받았다고 생각했다.
PB들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약 49%는 부자들이 가업 또는 재산을 물려받아 현재의 부를 일궜다고 봤다. 이어 부동산 투자의 성공 비중(30%)도 높았다. 반면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을 통해 부를 일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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