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프로야구 홈런왕'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는 지난해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깊은 좌절을 맛봤다.
2017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만난 박병호는 지난 시즌에 맛본 실패를 곱씹으면서도 희망을 얘기했다.
박병호는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지난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을 못 했다"며 "(비시즌 기간에) 타격 폼을 간결하게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힘겨운 도전이 될 것 같지만, 도전할 준비는 돼 있다"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병호와의 일문일답이다.
-- 미국으로 다시 출국하는 소감은?
▲ 작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도전했다. 작년 시즌 내가 받아들인 성적에 크게 실망했다. 올해는 입지가 작년보다 좁을 것 같다. 같은 도전이지만 힘겨운 도전이 될 거 같다.
-- 겨울에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했나.
▲ 작년에 좋았을 때 생각하면 타이밍 부분이 괜찮았다. 생각을 쉽게 하면 타이밍이 가장 문제다. 올해는 타이밍 어떻게 잘 잡을지 생각했고, 잡으려면 타격 폼 간결하게 해야 할 거 같다. 준비는 어느 정도 됐다. 육안으로 보기에는 타격 폼이 달라진 게 없을 수 있다. 나만 느끼는 거다.
-- 작년에 그래도 좋았던 부분은?
▲ 많은 삼진도 당했지만, 대신 (시즌) 초반에 장타가 나왔다. 그런 부분에 자신감 느끼고 다시 도전해야 할 거 같다. 아무래도 직구 구속이 우리나라 선수보다 빠른데, 준비를 못 해서 직구 타이밍 안 맞다 보니 삼진도 많았던 거 같다.
-- 올해 목표는.
▲ 확실히 입지가 작년보다 불안하다. 스프링 트레이닝 때부터 죽기 살기로 해야 할 것 같다. 1루수든 지명타자든 주전으로 뛰는 게 목표다.
--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한) 황재균을 격려하자면.
▲ 정말 멋있는 도전 같다. 국내에서도 좋은 제시가 있었는데도 선수의 꿈을 위해 노력한다는 거 자체가 같은 야구 선수로서 멋있는 모습 같다. 그런 도전에는 나도 용기를 보내고 싶다.
-- 조언해준다면.
▲ 제가 뭐 할 게 있겠습니까. (웃음)
-- 밀워키와의 경기에서 (KBO리그에서 홈런왕 경쟁을 했던) 에릭 테임즈와도 만나게 될 것이다.
▲ 같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만나면 좋을 거 같다. 많은 대화도 해본 선수이기 때문에 굉장히 반가울 거 같다.
-- 야구에 관해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하나.
▲ 누구나 다 똑같을 거 같다. 어떻게 잘할 수 있을까. 못했을 때는 금방 잊고 내일을 준비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작년에 너무 한 경기에 생각이 많았던 거 같다.
-- 현재 몸 상태는.
▲ 지금은 좋다. 작년에 내가 변명할 거 딱 하나가 부상이었데, 지금은 통증도 전혀 없기 때문에 괜찮다.
-- 입지가 불안하다는 면은 어떤 점에서? 선수 구성인가 단장 교체인가.
▲ 두 가지 다다. 작년에는 많은 기대도 받았고 기회 많이 받았는데, 단장이 바뀐 게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저 대신 올라와서 뛰던 바르가스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서 한편으로는 경쟁을 다시 해야 할 거 같다.
-- 타격 폼에 대해 조언을 받았나.
▲ 주변에서는 많이 얘기했다. 하지만 내가 느껴야 실행할 수 있다. 작년 시즌 중간에도 해보려고 했는데, 타격 밸런스 무너져서 많이 못 했다. 바뀐 타격 폼은 육안으로는 잘 안 보일 수도 있다. 내가 느끼는 거다.
-- 독하게 운동했다고 들었다.
▲ 다른 선수보다 몸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 높여서 겨울 동안 몸 많이 만들려고 했다. 내가 힘겨운 도전 해야 하는 건 맞는데, 도전할 준비가 돼 있다. 열심히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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