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처럼 웃는 '상괭이' 돌고래, 건강찾아 다시 바다로(종합)

입력 2017-02-02 13:45   수정 2017-02-02 17:48

사람처럼 웃는 '상괭이' 돌고래, 건강찾아 다시 바다로(종합)

(부산·서울=연합뉴스) 조정호 정빛나 기자 = 지난해 12월 경남 거제 앞바다에서 구조된 토종 돌고래 상괭이 '새복이'가 건강을 되찾아 다시 바다로 갔다.


부산 해운대에 있는 시라이프(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은 2일 토종 돌고래 상괭이를 경남 거제로 수송하는 작전을 펼쳤다.

이날 오전 9시 부산아쿠아리움 지하 2층 상괭이 병원에서 구조팀 직원들이 수조에 있던 상괭이를 포획, 건강검진을 했다.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상괭이는 1층에서 대기중인 수송차량에 옮겨졌다.


상괭이는 이날 낮 12시께 경남 거제 능포항에서 37일 만에 개체인식용 표지(태그)를 부착한 상태로 다시 바다로 돌아갔다.

국내에서 유일한 상괭이 전문 치료시설을 구축한 부산아쿠아리움은 지난해 12월 27일 거제 인근 바다에서 그물에 살갗이 벗겨지는 등 상처를 입고 혼획된 상괭이를 보호해왔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0일 열린 '해양동물보호위원회' 심의를 열어 상괭이의 자연 방류를 결정했으며, 방류 지점은 어망이 없고 선박 이용이 드문 거제도 해역 외해로 결정했다.

또 국민에게 복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아 이 상괭이의 이름을 '새복이'라고 지었다.




우리나라 남·서해가 최대 서식지인 상괭이는 조선 시대 최고 어류학서인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 '상광어'와 '해돈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얼굴 모양이 사람이 웃는 것처럼 생겼다고 '웃는 돌고래'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근해의 상괭이 개체 수는 2005년 3만6천여 마리에서 2011년 1만3천여 마리로 64%가량 급격히 감소했으며, 매년 천 마리 이상의 상괭이가 그물에 걸려 죽거나 다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9월 상괭이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했다.

해수부는 지난해 말 그물에 걸린 새복이를 발견하자마자 즉각 신고한 '제1현성호' 선장인 김경주 씨에게는 국내 최초로 해양동물보호위원회 명의의 '착한선박' 인증서와 소정의 상품을 수여할 계획이다.

'착한선박' 인증서는 누구나 잘 볼 수 있도록 선박 외부에 부착하는 형태로 제작됐다.

이와 함께 상괭이를 비롯해 학술·경제적 가치가 높지만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해양 생물을 보호하기 위한 종합 대책인 '보호대상해양생물 보전대책'도 수립해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77종의 동식물이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돼 있지만, 연안 개발과 해수온 상승 등 환경변화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 및 남획 등으로 이들 생물의 보호·관리 여건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보전 대책에는 ▲ 보호대상해양생물 서식실태 파악 ▲ 개체수 회복을 위한 위협요인 관리 ▲ 서식지 보호방안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개체 수가 급감해 특별 보호 조치가 필요한 종에 관해서는 인공증식 사업이 추진된다.

아울러 또한 대국민 홍보도 병행하는 한편 보호대상종의 회유 경로에 있는 주변 국가와의 상호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보전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해수부는 밝혔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앞으로도 상괭이를 비롯하여 위험에 처한 해양생물들을 지속적으로 구조?치료하고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한 친환경 어구 개발과 보급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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