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정 구조에 빛 가둔다…'파동의 국부화' 현상 확인

입력 2017-02-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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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정 구조에 빛 가둔다…'파동의 국부화' 현상 확인

KIST 허가현 박사 연구팀 컴퓨터 시뮬레이션

층간소음 차단재·광섬유 개발 등에 적용 잠재력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준결정(準結晶·quasicrystal)이라는 특수한 물질 구조 안에 빛을 가두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입증됐다.

'파동의 국부화'(局部化·wave localization)로 불리는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구성 요소가 무질서하게 배열된 비결정질(非結晶質·non-crystalline·amorphous) 구조에서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리나 빛을 가둬 두는 물질을 설계하는 데 응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를 이용한 아파트 층간소음 차단재나 광통신용 광섬유 개발 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2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허가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달 9일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이런 내용의 논문을 실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고체 물질 중에는 원자·분자·이온 등 구성 요소가 공간적 주기성을 가지고 매우 질서 있게 정해진 자리에 배치된 결정(結晶·crystal)과 무질서하게 배치된 비결정질 물질이 있다.

준결정은 결정과 비결정의 중간 성격을 지닌 물질 구조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이런 준결정 소재에서 빛이나 소리를 '가둘'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파동의 국부화 현상은 빛·소리 등의 파동이 소재를 통과하면서 그 속의 구성 요소에 부딪혀 산란될 때 특수한 요건이 충족되면 일어난다.

비결정질 소재에서 파동 국부화 현상이 일어나는 점은 이론적으로 1950년대 말에 예측됐고 드물게는 실험을 통해 3차원 실제 물질에서 관찰되기도 했으나,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비결정질 소재의 구조를 정의하거나 재현하기 어려워 이 현상을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관찰할 수는 없었다. 결정질 물질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연구책임자인 허 박사는 "산란체 위치가 정확하게 결정돼 있는 준결정 구조에서는 파동의 국부화 현상을 일관되고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며 "3차원 프린터나 나노 기술 등을 이용해 빛과 소리 등을 국부화하는 물질을 현실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연구가 ▲ 갇힌 빛을 원하는 특정 방향으로 탈출시키는 새로운 유형의 광섬유 ▲ 갇힌 빛이 증폭돼 방출될 수 있도록 하는 레이저 기기 ▲ 음파를 차단재 내에 가두는 소음 차단재 등의 개발에 응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solat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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