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인기…'트럼프시대' 불안 반영

입력 2017-02-02 11:43  

한나 아렌트 '전체주의의 기원' 인기…'트럼프시대' 불안 반영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조지 오웰의 공상소설 '1984'가 매진 사태를 빚은 데 이어 독일 출신의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이 온라인 매장 아마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일(현지시간) 1951년 발간된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이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당선 이후 논평가들에 의해 이 책이 종종 거론되긴 했으나 많은 일반 독자가 직접 책을 구입하고 나선 것은 의외라고 지적했다.

독일 출신 유대인으로 2차 대전 중 프랑스 수용소에 갇혔다 미국으로 망명한 아렌트는 자신의 명성을 높인 이 책에서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기원을 밝히고 있다.

반유대주의와 전체주의 및 제국주의는 상호 연결돼 있으며 반유대주의가 후자의 부상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트럼프 이후 조성되고 있는 '이슬람 포비아(이슬람혐오현상)'를 연상케 하는 논리이다.

아렌트는 또 전체주의는 정치나 사회적 이슈에 무관심한 다수의 대중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 고립된 대중들은 그러나 이념적 인프라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대중운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들 대중을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대중들의 지지 기반에 비교했다.

아렌트는 이어 권력을 잡은 대중지도자는 자신들의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공리주의적 고려들을 파기한다면서 이들의 정치 배후에는 전혀 새로운 권력개념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이념적 기반이 되는 이른바 '대안 우익'을 거론했다.

또 전체주의는 무자비한 권력 행사 방식 보다는 직접적인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더 문제라면서 전체주의하에서는 합법 또는 불법적인 정부나 권력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이들 간의 선택이 불가능해진다고 아렌트는 덧붙였다.

비즈니스 웹사이트인 쿼츠는 600여 쪽에 달하는 전문서적이 인기리에 매진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라면서 이 책이 많이 팔리는 것이 좋은 징조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체제 출범 이후 불안한 시대 상황과 관련 있다는 시사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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