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반발이 전 세계적으로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교황청 신문도 이러한 반대행렬에 동참했다.
교황청 산하 신문인 오세르바토레 로마노는 1일(현지시각)자 신문 1면에 '폐쇄는 진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을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은 이민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경제력을 키웠고, 정치적 영향력도 갖게 됐다"며 "미국의 경제계 지도자들이 반이민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것만 봐도 이민자들이 아직 귀중한 자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플의 팀 쿡부터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까지 기업 경영자들이 일제히 트럼프의 정책을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기업들의 태도는 이민자에게 문을 닫는 것이 잠재적으로 중요한 국가 자원을 뺏는 것과 같은 의미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트럼프는 가톨릭을 포함해 시민 사회의 반발을 고려해야 한다"며 "반이민정책은 경제 분야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인권을 보호해온 미국의 전통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과 난민의 미국 입국을 일정기간 금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자 교황청 관계자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했다.
교황청 서열 3위이자 교황청 국무 부장관을 맡고 있는 안젤로 베치우 대주교는 이날 이탈리아 가톨릭방송인 TV2000과의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다리를 만들어야지, 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의 조치를 비판했다.
평소 난민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보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교황은 작년 2월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공약을 두고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어디에 있건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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