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실사용자 20억명 육박했지만…1인당 매출성장세 둔화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월간 실사용자가 20억 명에 육박하는 페이스북이 지난 분기에 또다시깜짝 실적을 내놨다. 하지만 이제 한계에 달하며 초고속 성장에 종지부를 찍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1일(현지시간) 2017 회계연도 1분기(작년 10~12월)에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한 88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85억1천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 15억6천만 달러의 2배를 훨씬 웃도는 36억 달러에 달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분기 깜짝 실적은 대부분 모바일광고에서 나왔다. 광고매출 중 모바일광고의 비중은 84%, 약 72억5천만 달러 상당으로 집계됐다. 이 회사의 모바일광고 매출은 구글에 이어 세계 2위다.
다만 이번 매출 성장률(51%)은 전년 동기 대비로 2016회계연도 4분기(작년 7~9월)의 55%, 3분기(4~6월)의 59%에 비해 둔화했다.
페이스북의 전분기 월간 실사용자는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18억6천만 명이었다. 이는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사람이 적어도 한 달에 한 차례 이상은 페이스북을 체크한다는 의미다.
전분기 월간 실사용자는 2016회계연도 4분기의 15%보다 큰 폭으로 늘었지만, 실사용자 1인당 매출 증가율은 전전분기 35%에서 전분기 29%로 하락했다.
늘어난 실사용자들이 대부분 광고에 돈을 상대적으로 덜 쓰는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에 집중돼 있는 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사용자당 매출 증가율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의 일간 실사용자는 12억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으며, 이 중 모바일 실사용자는 같은 기간 23% 늘어난 11억5천만 명에 달해 전체의 90%에 육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제 페이스북 실적의 양이 아니라 질에 초점을 맞출 때라며 페이스북이 깜짝실적을 냈지만, 곧 치솟은 주가를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로, 주가가 마이크로소프트나 알파벳, 애플보다 비싸다.
페이스북은 앞서 지난 실적발표 때 올해 중순 이후 광고수익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사용자의 뉴스피드에 광고 건수를 늘리는 것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구글과 함께 디지털 광고시장을 지배하고 있어서, 초고속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텔레비전(TV) 광고 물량을 빼앗아와야 한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이 데스크톱, 모바일에 이어 다음 성장동력으로 삼으려 하는 '동영상 퍼스트' 전략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페이스북은 라이브 스트리밍 능력을 증진하고 이 중간에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새로운 동영상 포맷을 시험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아울러 TV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애플TV 등을 포괄할 수 있는 TV 셋톱박스용 앱을 개발하는 한편, 미디어 업체들과 TV식 프로그램 방영허가를 얻으려고 협상 중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정통 TV 방송사는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과 경쟁에 직면해 있어 동영상 퍼스트 전략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에서 "나는 동영상을 모바일만큼이나 메가트렌드로 본다"면서 "올해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전용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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