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새로운 난민 정착지로 조망

입력 2017-02-02 15:23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새로운 난민 정착지로 조망

지난해 아이슬란드 망명 신청 난민 800명 육박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유럽 전역에서 난민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북대서양 한가운데 자리한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난민들의 정착지로 새롭게 조망 받고 있다고 AF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아이슬란드 대통령과 총리가 앞장서 난민을 맞이할 정도로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가 아이슬란드행을 선택한 난민이 늘어나는 이유다.


빙하와 호수, 화산으로 이뤄진 아이슬란드는 남한과 면적이 비슷하지만, 전체 인구는 33만 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이곳에 최근 2년 새 118명의 시리아 난민이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아이슬란드 망명을 신청한 난민 수도 791명에 이른다.

유엔난민기구(UNHCR) 주선으로 이곳에 정착하게 된 난민들은 대부분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거주한다. 일부는 북극권 한계선에서 70㎞ 떨어진 아쿠레이리를 선택했다.

아내, 다섯 자녀와 온 시리아 난민 주마 나세르 씨는 아쿠레이리에 정착한 사례다.

나세르 씨 가족을 위해 아이슬란드 정부는 1년간 집세와 생활비를 보조한다. 적십자는 이들이 아일랜드어와 문화를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세르 씨는 아이슬란드의 기후는 전혀 문제가 안 된다며 "쉽든 어렵든 다 견딜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언어가 조금 어렵기는 하다"고 나세르 씨는 말했다.

다행히 자녀들은 빠른 속도로 언어를 습득하고 친구를 사귀며 '새 고향'에 적응하고 있다.

나세르 씨의 아들 암자드 군은 "아이슬란드는 눈이 내려서 좋다. 사람들도 매우 친절하다"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같은 시리아 출신인 무스타파 아크라 씨 부부는 수도 레이캬비크 인근 거주지에 안착했다.

50㎡ 크기의 깔끔한 이층집에 거주하는 이들은 이제야 안정감이 든다고 말했다.

아카르 씨는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매우 반갑게 맞아줬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어느 나라나 그렇듯 아이슬란드에도 인종차별주의자는 있지만 다른 국가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곳에도 지난해 초 '아이슬란드 국민전선'이라는 이름의 반(反) 난민을 표방하는 정당이 출범했지만, 작년 10월 선거에서 0.2%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만큼 난민에 대한 반감이 적다는 방증이다.

국제앰네스티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민 85%가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해도 된다는 의견을 냈다.

아크라 부부의 이웃으로, 부부의 아이슬란드 정착을 돕는 린다 블론달 씨는 "이곳 사람들은 난민에 대한 반감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말했다.

이런 주변의 도움으로 아크라 씨는 시내의 한 중동음식점에 취직했다. 조만간 첫 아이도 태어난다.

아크라 씨의 아내인 바스마는 "여기 오기 전에는 아이슬란드라는 나라조차 몰랐다"면서 "아름답고 안전한 이 나라에서 아이를 낳게 돼 너무 뿌듯하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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