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슬람권 7개국 반(反) 이민 행정명령 발효 이후 인도인 이슬람 신자가 석연찮은 이유로 미국 비자가 거부되면서 인도에서도 이번 조치에 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북부 카슈미르 출신의 '스노슈잉'(snowshoeing) 선수 탄비르 후사인(26)은 오는 23일 미국 뉴욕 주 사라낙 레이크에서 개막하는 월드 스노슈 챔피언십 대회 참가를 위해 코치와 함께 미국 대사관에 비자를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됐다.
스노슈잉은 스키보다 짧은 '눈 신'을 신고 눈밭을 달리는 경기로 후사인은 지난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바 있다.
이슬람 신자인 후사인은 비자 발급을 위해 연맹 초청장과 인도 정부 추천서 등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했지만, 대사관 직원은 그를 인터뷰한 뒤 "현재 정부 정책 때문에 비자를 발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후사인은 전했다.
전체 인구 13억 가운데 80%가 힌두교도인 인도는 이슬람교를 믿는 주민도 1억7천여만명으로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인도 이슬람 신자들은 후사인의 사례가 알려지자 입국금지 조치가 7개국뿐만 아니라 무슬림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슈미르 주의회의 M.Y. 타리가미 주의원은 "이번 조치는 세계를 분열시키고 무고한 이들의 삶과 세계 평화를 위협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주인도 미국 대사관은 "인도인은 반이민 행정명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사관은 후사인의 비자 거부 사유는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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