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러 도시가는 불편 '그만'…농어촌 작은영화관 속속 들어서

입력 2017-02-03 08:00   수정 2017-02-03 09:43

영화보러 도시가는 불편 '그만'…농어촌 작은영화관 속속 들어서

매년 30% 성장, 문화사랑방 역할 톡톡

(전국종합=연합뉴스)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서 사는 A(45·여)씨는 매주 토요일마다 영화를 보러 광주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는다.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인 영화관을 찾아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영화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 하루가 꼬박 걸린다.

평일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주말과 휴일에만 영화를 볼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크다.

A씨는 광주의 영화관까지 차량으로 2시간 이상 걸리는 면 소재지 주민보다는 그나마 형편이 낫다.

광주와 목포, 여수, 순천을 제외하고 전남 대부분 시·군에는 영화관이 없어 영화를 보려면 도시까지 먼 길을 가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들 '시골 사람'의 불편함을 덜어주려 최근 농어촌 곳곳에 100석 미만 규모의 작은 영화관이 들어서고 있다.

전남에는 현재 장흥(2015년 10월)과 고흥(2016년 2월)에 작은 영화관이 건립·운영 중이다.

화순에도 올해 12월 70석 규모의 작은 영화관이 들어서고, 내년까지 완도, 곡성, 진도, 보성에도 영화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지자체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작은 영화관 건립 공모 사업을 신청하고, 사업에 선정되면 국비 등 총 10억원의 건립비가 지원된다.

매일 최소 4∼5편의 최신영화가 상영하고 관람료도 대도시 영화관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작은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영광이나 구례에서는 영화배급사와 협약을 하고 주말이나 휴일에 문화시설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전국 농어촌 마을에 확산하는 작은 영화관은 문화 사랑방으로서 주민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

전북 고창의 '동리시네마'는 2개 관에 객석은 93석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유료 관객 수 7만8천여명을 기록했다.

2014년 6월 문을 연 이후 누적 관객 수는 18만3천여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2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전북에는 2010년 장수에 첫 작은 영화관이 문을 연 이후 김제, 완주, 진안, 무주, 임실, 순창, 고창, 부안 등 9곳으로 늘어났다.

지난 1월 문을 연 충남 1호 작은 영화관 '서천군 기벌포 영화관'도 개관 52일 만에 관객 1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충북 영동의 첫 작은 영화관 '레인보우 영화관'도 한 달 누적 관객이 6천600여명에 달한다.

작은 영화관 관객 수는 해마다 30% 이상 증가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3일 "영화관이 없는 농어촌 주민에게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주는 의미가 커 복지 차원에서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며 "하지만 부지·건물 마련, 운영자 선정, 운영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역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장덕종 백도인 이은중 박재천)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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