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총리 겸하는 가브리엘, 독일 각료로서는 첫 방문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인의 압도적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초 직무 수행이 잘못됐다고 평가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대중지 빌트는 2일(현지시간) 전문기관 '인자'의 여론조사 결과 전체 설문 대상자 1천 3명 중 77.6%가 "트럼프가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단 12.8%만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슬람 국가를 상대로 실행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는 무려 84.4%가 "나쁘다"라고 비판했다고 빌트는 소개했다.
흥미로운 것은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독일 각 정당 지지자들의 판단이 확연하게 갈린 대목이었다.
반 이민 행정명령이 나쁘다고 본 집권 다수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지지자의 비율은 95.8%, 소수당 파트너인 사회민주당은 94.9%, 진보 색채의 야당인 녹색당은 97.1%, 좌파당은 87.9%, 자유민주당은 71.5%로 집계됐다.
그러나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은 25.9%만이 나쁘다는 견해를 보였다.
또한 "우리에게도 트럼프 같은 이가 통치하는 것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독일대안당 지지자는 65.1%가 찬성함으로써 찬성 의견이 전무한 기민당-기사당 연합 지지자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정당별로 파악된 이 찬성 비율은 좌파당 12.1%, 자민당 9.3%, 사민당 3.4%, 녹색당 1.1%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비판이 이어지고 양국 사이에 보호무역주의와 저평가 유로화를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부 장관이 독일 각료로선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부총리를 겸하는 가브리엘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떠나, 워싱턴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만날 계획이다.
가브리엘 장관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호관계 지속을 제안하고 미국에 대한 독일의 신뢰를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독일의 관점과 이해관계, 가치들을 미국 측 파트너들에게 알려주고 싶고 열린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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