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진영서 속속 지지 선언…'젊은 피' 강조, 피용 스캔들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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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프랑스의 유력 대선주자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횡령 스캔들로 주춤거리는 사이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이 무서운 속도로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프랑스판 '제3지대론'을 들고나온 마크롱은 피용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삼간 채 '젊은 피'와 좌우를 넘어서는 초당파성을 내세워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브가 경제일간지 레제코 등과 지난달 30∼31일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마크롱은 1차 투표 지지도에서 23%로 대선 출마선언 이후 처음으로 여론조사에서 피용(20%)을 앞섰다. 1위는 27%를 점한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다.
이 조사에서 마크롱은 극우 후보인 르펜과 결선투표에서 맞붙으면 65대 35로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마크롱의 이런 '선전'의 기반이 아직 공고한 것은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Ifop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은 1차 투표 지지도 20%로, 르펜(24%)과 피용(21%)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크롱이 피용 스캔들을 틈타 무섭게 세를 확장해가고 있다는 것이 프랑스 언론과 정계의 평가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약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달 말 대선공약이 구체화하고 피용의 횡령 스캔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마크롱은 단숨에 유력 대권 주자로 등극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앵포 방송에 출연, 대선공약 중 하나로 자신이 창당한 제3정당 '앙 마르셰' 의원들의 절반 이상을 시민사회 출신 인사로 채울 것이라며 젊은 피 수혈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스캔들에 휩싸인 대선 제1 유력주자 피용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자제하고 있다. 자신이 중도좌파인 사회당 출신이지만, 피용이 대표하는 프랑스의 우파진영까지 지지 세력으로 포섭한다는 의도에서 계산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는 프랑스앵포 방송에서 "나는 그런 사냥에는 참여하지 않겠다.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마크롱은 좌우로 나뉜 프랑스 대선 정치지형에서 중간층을 대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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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회당 내각에서 경제장관이라는 주요보직을 역임한 것을 의식해 "내 정치적 정체성은 좌파에서 비롯했지만, 그것은 과거의 일"이라며 최악의 지지도를 기록 중인 현 사회당 정부와 선을 그었다.
사회당 경선에서 좌파 색채가 뚜렷한 브누아 아몽 전 교육부 장관이 승리한 뒤 일부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당 의원들도 마크롱을 정치적 대안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사회당 성향으로 프랑스의 정계에서 영향력이 큰 자크 아탈리 전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총재, 베르나르 쿠슈네르 전 외무장관, 이브 생로랑 공동 창업자인 피에르 베르제 등도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선명한 사회주의자인 아몽 전 장관과 달리 기업 친화적이고 중도 성향을 지닌 마크롱 후보가 대선 승리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몽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마크롱 전 장관이 추진한 친기업 개혁안에 반대하며 내각에서 사임, 기본소득 지급, '로봇세' 징수와 같은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며 사회당 후보로 확정됐으나 대선 승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좌파뿐 아니라 우파 쪽에서도 속속 마크롱 지지 선언이 나오고 있다.
우파정부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 밑에서 장관을 지낸 인물들이 속속 마크롱 지지 대열에 합류했고, 최근에는 공화당 대선후보인 피용 전 총리 밑에서 대외교역부 장관을 지낸 안 마리 이드락도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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