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에서 하루 동안 난민이 또 대량으로 구조됐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지난 24시간 동안 리비아 해상에서 난민 1천400명을 구했다고 2일 밝혔다.
난민 1천300명은 허름한 선박 13척에 나눠타고 구명조끼도 없이 나침반에만 의지해 이탈리아 해안으로 향하다 1일 리비아 연안에서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나머지 100명은 민간구조 단체인 SOS 메디테라네,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구조선에 의해 구조됐다.
구조 당국은 구조된 난민들로부터 리비아 해안을 떠날 때 또 다른 배들이 함께 출발했다는 진술을 듣고 인근 해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역에서는 지난 달에도 4천480명의 난민이 구조되는 등 해가 바뀌어도 난민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달 지중해를 건너다 사망한 난민 수도 220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난민 루트를 차단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은 브뤼셀에서 리비아 통합정부를 이끄는 파예즈 사라지 리비아 총리와 만난 뒤 "EU는 지중해 동부에서 불법 난민 루트를 닫는 데 성공한 것처럼 리비아에서 이탈리아에 이르는 지중해 중앙의 난민 루트도 막을 수 있다"며 "관건은 하고자 하는 단호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EU가 작년 3월 터키와 난민 송환 협정을 맺은 이후 그동안 아프리카 난민들의 최대 이동 경로이던 터키에서 그리스 섬으로 이어지는 바닷길을 택하는 난민 수는 크게 줄어든 대신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향하는 지중해 뱃길이 주된 난민 경로로 부상했다.
투스크 의장은 "목숨을 걸고 지중해 중앙부를 건너는 불법 난민 수를 줄이는 게 EU와 리비아의 공동 이익"이라며 "불법 난민 행렬이 계속 이어지는 것은 난민 밀수업자들에 의해 공권력이 도전받고 있는 리비아에도, EU에게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일 몰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밀입국 조직에 효과적으로 맞서고, 난민 유입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한 추가 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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