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민이 생각하는 '진짜 미국인'은 출생지보다 '영어 능력'

입력 2017-02-03 04:12   수정 2017-02-03 05:51

미국민이 생각하는 '진짜 미국인'은 출생지보다 '영어 능력'

퓨리서치센터 글로벌 보고서…영어능통, 美관습·전통공유順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민이 생각하는 '진짜 미국인'의 필수 조건은 출생지보다 영어 소통능력이다.

미국 NBC 방송이 여론조사연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2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조사에 참여한 미국민의 92%는 영어를 능숙하게 할 줄 아는 능력을 진짜 미국인의 최우선 조건으로 택했다.

영어 능통이 '아주 중요하다'고 답한 층이 70%, '다소 중요하다'가 22%였다.

퓨리서치센터는 진짜 미국민이 되기 위한 항목으로 영어 능통, 미국 전통과 관습의 공유, 기독교인, 미국 출생 등 4가지 항목을 제시하고 응답자의 반응을 취합했다.

결과를 보면, 영어 소통능력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미국 전통과 관습을 공유할 줄 알아야 진짜 미국민이라는 답이 84%로 뒤를 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으로 '이민자의 나라'라는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온 '영어를 잘해야 진짜 미국민'이라는 결과는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61%)와 무당파(67%)보다도 공화당 지지자(83%)의 절대다수가 영어 능통을 미국민의 선결 조건이라고 봤다.

미국민의 관습과 전통 공유, 기독교인 항목을 미국민의 조건으로 택한 공화당 지지자의 비율도 민주당 또는 무당파 지지자보다 훨씬 높았다.

'미국에서 태어나야 미국민'이라는 답은 55%에 불과했다. 진짜 미국민의 조건으로 미국 태생이라는 사실이 '아주 중요하다'는 답은 32%, '다소 중요하다'는 23%였다.






수정헌법 14조는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를 미국민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원정출산, 부모의 파견 근무 등으로 미국에서만 태어났을 뿐 다른 나라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많아 출생지만으로는 진짜 미국민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유럽 10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글로벌 사고방식 & 경향을 묻고자 지난해 봄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미국에선 지난해 4월 4∼24일 18세 이상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와 대면 조사로 결과를 얻었다. 표본오차는 ± 3.4%포인트다.

이민자와 난민이 폭증하면서 미국처럼 출생지보다 자국어 언어 능력을 자국민의 선결 조건으로 꼽는 세계인들이 많아졌다.

언어 소통능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답한 유럽 10개국의 중앙값은 77%에 달했다. 일본(70%), 호주(영어·69%), 캐나다(영어 또는 프랑스어·59%)도 마찬가지였다.

헝가리(52%), 그리스·일본(50%) 등 세 나라를 빼곤 나머지 조사 대상 11개 나라에서 출생지가 자국민의 조건으로 아주 중요하다는 답변은 모두 50%를 밑돌았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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