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 불에 탄 무슬림에 예배당 내준 美유대인·기독교인

입력 2017-02-03 05:41  

모스크 불에 탄 무슬림에 예배당 내준 美유대인·기독교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 이민 행정명령으로 미국 사회에서 무슬림 배척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이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 남부 빅토리아의 유대인과 기독교인들은 최근 모스크(이슬람사원)가 원인 모를 화재로 전소한 바람에 기도드릴 곳을 잃은 지역 무슬림에게 예배당을 선뜻 내줬다.

비나리 이스라엘 사원 관계자들은 불에 탄 빅토리아 이슬람센터 공동 설립자인 샤히드 하시미 박사를 찾아가 무슬림들이 예배를 볼 수 있도록 자신들의 유대교 회당 열쇠를 건넸다.

마을의 4개 교회도 무슬림에게 예배당을 개방했다.

유대교인인 멜빈 랙은 USA 투데이 인터뷰에서 "마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예배당을 무슬림에게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지역 가톨릭 학교 재학생들은 1일 화재 현장을 방문해 사랑과 평화의 인간사슬을 만들고 무슬림 공동체에 나무 한 그루를 선물했다.






이 나무는 모든 종교가 화합한 아름다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자 새로 생길 모스크 주변에 심어질 예정이다.

모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 7개 나라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난달 27일 직후 원인 모를 화염에 휩싸여 재로 변했다.

수사가 한창 진행 중으로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빅토리아 이슬람센터는 새 사원을 짓고자 지난달 28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고펀드미닷컴'에서 성금 모금에 나서 사흘 만에 목표치인 85만 달러를 금세 모았다. 적립액은 현재 108만 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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