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정부,'미사일도발' 이란 추가제재"…핵합의 파기수순인가(종합)

입력 2017-02-03 10:25  

"트럼프정부,'미사일도발' 이란 추가제재"…핵합의 파기수순인가(종합)

美언론들 "이란 기업·단체 등 20여곳 추가 제재"…이란 강력반발 예상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김남권 기자 =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이란 기업과 단체 등 20여 곳에 추가 제재를 단행할 예정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이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이 이미 미국이 추가 제재를 한다면 핵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여기겠다고 공언한 만큼 실제 제재 단행 시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보도에 따르면 추가 제재는 미사일 개발과 테러리즘에 연루된 이란 단체·기관, 개인을 상대로 이르면 3일 내려질 전망이다.

WSJ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이란의 기업, 개인, 군사기관 등 약 25곳을 새로운 제재 대상으로 올리는 초안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이란을 응징할 예정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제재 대상 중 8개는 테러 관련, 17개는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행위의 책임을 물어 제재가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앞서 이란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서 "이란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경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란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 한 '끔찍한 협상'(이란 핵합의)에 감사했어야 했다. 이란은 다 죽어가는 상황이었고 미국이 이란 협상의 형식으로 1천500억 달러(약 171조5천억 원)라는 생명줄을 주기 전까지 붕괴 위기에 있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어떤 것도 테이블에서 치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에 강경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도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이란이 각종 협정을 체결해 준 미국에 감사해 하는 대신 오히려 대담해지고 있다. 오늘부로 우리는 공식으로 이란에 경고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도 트럼프 정부에서의 대(對)이란 추가 제재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가 한 일을 되돌려 놓고 싶다며 "지난 정부는 이란에 너무 유화책을 썼다"고 말했다.

밥 코커(테네시·공화) 상원 외교위원장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군사적 옵션을 얘기하는 건 너무 이른 감이 있지만, 최소한 핵 문제를 놓고 더 강경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추가 제재를 강행할 경우 이란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이 경고를 보낸 데 대해서도 이란 외무부는 미국이 "상습적인 근거없는 도발"을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응수했다.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최고지도자 수석보좌관도 "섣부른 사람(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위협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란은 자주 국방력을 키우는 데 (미국의) 허가가 필요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은 이미 미국이 추가 제재에 나설 경우 핵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제재가 미사일 프로그램이나 테러 지원과 관련한 이란 단체에 집중되기 때문에 이란 핵 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다고 WSJ은 설명했다.

sims@yna.co.kr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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