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9월 연기 요청에 "너무 늦다"…순차 개시도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지상파TV 3사의 수도권 '초고화질'(UHD) 본방송 개시일을 연기하는 방안을 놓고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심 중이다.
지상파 3사가 장비 도입과 테스트 기간 등을 감안해 '9월 개시'를 요구하는 데 대해 방통위는 "너무 늦다"며 일정 기간 연기나 방송사 순차 개시 등의 대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3일 방통위 등에 따르면 방통위는 오는 6일 상임위원 티타임을 갖고 수도권 UHD방송 개시 연기에 대한 위원간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UHD 방송은 지금의 고화질(HD) 방송보다 4배 선명한 화면과 입체적 음향 등을 제공하는 기술로,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지상파 3사의 UHD 본방송을 허가하면서 올해 2월 수도권에서 UHD 본방송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상파 3사는 "UHD 송신-중계-수신 전 과정의 장비 정합성 테스트 기간 등을 감안해 UHD 본방송 개시를 9월로 늦춰달라"는 의견서를 지난해 말 방통위에 제출했다.
방통위는 이에 따라 지상파의 연기 요청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3사 관계자들을 불러 각 사의 UHD방송 개시와 관련한 현황과 입장을 들었다.
방통위는 또 지상파 3사가 UHD 도입 연기의 이유로 제시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에 검토를 요청했다.
방통위는 6일 상임위원 티타임에서 지상파 3사의 입장과 미래부의 기술적 검토 결과를 토대로 UHD 본방송 연기 여부, 연기 시점과 방식 등에 대한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이어 상임위원들의 입장을 지상파 3사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들은 뒤 이르면 내주 말이나 그다음 주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의결할 방침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게 없지만 일단 이르면 내주, 늦어도 그 다음주까지는 UHD방송 연기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상파 3사와 방통위 간의 의견차가 커서 연기 결정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상파 3사는 지난달 31일 회의에서 장비 도입과 기술적 문제 등을 들어 기존의 '9월 개시' 의견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방통위는 UHD방송 개시를 일정기간 연기할 수는 있어도 '9월 개시'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강경 입장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6일 열린 새해 업무계획 사전브리핑에서 "(방통위) 입장은 '2월 무조건 해야 한다'는 게 아니지만, 너무 늦추는 것도 안되는 만큼 적정한 선에서 (시행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의 연기 요청은 감안할 수 있으나 '9월 개시'에 대해서는 너무 늦다는 게 상임위원들 의견"이라며 "일정 기간을 연기할지, 준비된 방송사부터 본방송을 개시할지 등 대안을 놓고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방통위 입장과 방송사 이견을 조율하는 등의 과정을 감안하면 2월 안에 결정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연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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