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동북부 나갈랜드 주에서 지방의회 의원 여성할당제에 반대하는 과격 시위가 벌어져 시위대 2명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3일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나갈랜드 주 코히마와 디마푸르 등에서 수천 명이 지난주부터 지방의원의 3분의 1을 여성에게 할당하기로 한 주 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갈랜드 토착 부족인 나가족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애초 여성의 정치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우리 전통과 맞지 않는데 인위적으로 여성 의원을 할당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달 1일 예정된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선거 시행 방침을 바꾸지 않았고 시위대가 지난달 31일 이에 항의하며 주 총리 공관에 돌을 던지자 경찰이 발포하면서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선거는 결국 32개 지방의회 가운데 11곳에서만 치러졌다.
이후 1만5천명으로 불어난 시위대는 선거 무효와 주총리 사퇴를 주장하며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을 비롯한 관공서와 철도 관리 센터, 지역 언론인 협회 등에 불을 지르고 주요 도로를 점거하는 등 더욱 격렬하게 시위를 벌였다.
주정부는 시위대 결집을 막기 위해 이들 지역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했으며 2일 오후 기존 경찰 병력에 더해 군인 300여명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 시위 확산 차단에 주력했다. 현재 시위는 소강 상태로 알려졌다.
인도 연방정부는 3일 주정부와 함께 시위 주도 세력인 통합 나가족 위원회를 만나 대화로 사태 진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1일 부분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무효로 하고 시위대를 향한 발포에 책임 있는 경찰 고위간부 조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앞서 전국나갈랜드사회주의위원회(NSCN) 등 일부 나가족 단체는 광범위한 권한을 갖는 자치주 건설을 요구하며 지난 60여년간 정부군과 교전하다가 2015년 인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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