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2014년 주가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검찰 수사망에 걸려든 코스닥시장의 큰손 원모 대표는 주로 엔터테인먼트업체에 투자해온 '미다스의 손'으로 유명하다.
원 대표는 풍부한 자금력으로 손대는 종목마다 대박을 냈다.
그는 연예인 관련주에 투자하거나 비상장 연예기획사를 상장하는 데 주로 관여해 엔터테인먼트업계로 대부로 통할 정도였다.
가장 먼저 2006년께 과거 코스닥 상장사 반포텍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면서 원 대표는 증권가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당시 영화배우 장동건 소속사 스타엠엔터테인먼트가 반포텍과 주식교환으로 코스닥시장에 우회 상장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양현석 씨가 운영하는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도 원씨가 막대한 자금력으로 지원해 성장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씨와 투자 등으로 관련된 종목 중에는 배용준 씨가 최대주주인 키이스트를 비롯해 JYP[035900], 제이튠, 아이오케이[078860], YG PLUS, 초록뱀[047820], 웰메이드예당 등 주로 엔터테인먼트업체나 연예인과 관련된 종목들이 많다.
엔터테인먼트업계 한 관계자는 3일 "원 씨가 연예계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지 주로 연예인과 관련된 종목이나 엔터테인먼트 주식에 투자해왔다"며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투자 대상을 고를 때는 철저하게 투자 가치가 있는 곳만 골라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예계의 투자 거물이라는 소문을 듣고 투자를 받기 위해 몇 차례 만났으나 냉정한 투자 원칙을 고수해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외에도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상장사에 경영 참여 목적으로 참여해 투자이익을 남기고 지분을 팔거나 낮추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해왔다.
원 씨가 이번에 사채업자 등 세력과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것은 2014년 홈캐스트[064240] 투자 이력 때문이다. 코스닥 최대 큰손 원 씨와 명동 대표 사채업자인 최모 씨 등 여러 명이 연루돼 있다.
2000년 설립된 셋톱박스 업체 홈캐스트는 한때 황우석 관련주로 거론되면서 시세를 분출했다. 최대주주가 에이치바이온으로 변경되면서 2배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에이치바이온은 황우석 박사가 최대주주인 바이오 회사로, 홈캐스트는 한때 황우석주로도 불렸다.
원 씨는 2014년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주식을 확보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자 매입가의 두 배 이상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씨 부부가 홈캐스트 투자로 얻은 차익은 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다른 작전세력처럼 장중에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인 흔적이 크지 않아 지금까지 한 번도 주가조작 혐의에 연루돼 수사를 받은 적은 없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관련 수사는 군불을 때고 있는 단계이나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 수사 사실이 알려지면서 증시에서 과거 원씨가 투자해 차익을 남긴 엔터테인먼트 등 투자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이들 관련주는 원 씨가 이미 주식을 팔고 나갔거나 경영 등과 관련이 없는 종목이 대부분이다.
indi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