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가 근원물가지표로 적합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국내 물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지표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물가지표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만, 생산자물가지수, 수출입물가지수도 있고 특수분류 지수로 생활물가지수, 근원물가지수 등도 사용된다.
물가지수가 서민들의 체감물가와 차이를 보이거나 일부 품목의 일시적인 가격 급변동으로 전체 지수의 흐름이 왜곡되는 것을 막고 다양한 측면에서 물가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지표들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물가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는 것은 기준금리 결정 등 통화정책의 기반이 된다.
이중 근원(Core)물가지수는 물가의 변동을 초래하는 여러 요인 중 일시적인 공급충격 영향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을 말한다.
작황에 따라 매년 급변동하는 농산물 가격이나 수급에 따라 출렁이는 석유류 가격 등을 뺀 지표로 근본적인 물가 흐름을 알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근원물가지표로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를 작성해 사용해오다 2010년부터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으로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를 추가로 작성해 사용하고 있다.
통계청도 매월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발표할 때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를 함께 발표한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이 두 지수의 움직임이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1월만 보더라도 전월대비로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가 0.6% 올라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0.5%)보다 상승 폭이 컸다.
하지만 전년 동월대비로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가 1.7% 상승해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1.5%)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또 2014년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가 2.0% 올라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1.7%)보다 상승률이 높았지만 2015년과 작년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의 상승률이 높았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은행은 두 지수중 어느 것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평가했다.
그동안의 여건 변화를 감안해 변동성과 예측력, 국제비교 용이성 등을 평가해 우수한 한 가지 지표를 주 지표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분석결과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가 근원물가지표로 적합하다며 이를 주된 근원물가지표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는 전기요금 등 제도적 요인으로 인해 크게 움직이는 가격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를 배제한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가 소비자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더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보여주는 예측력에서도 우월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통용되기 때문에 국제비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국내외 경제동향이나 통화정책방향 등에서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를 주된 근원물가지표로 활용하고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나 규제가격을 제외한 경직적물가 등 다양한 지표는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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