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바다' 이지훈 "'전지현 건든 놈 혼내자' 댓글에 악역 실감"

입력 2017-02-04 09:00   수정 2017-02-04 10:57

'푸른바다' 이지훈 "'전지현 건든 놈 혼내자' 댓글에 악역 실감"

"전지현은 애드리브 귀재, 이민호는 장난꾸러기…황신혜는 '누나'"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더벅머리에 교복을 삐딱하게 걸치고 동급생을 골리던 모습.

데뷔작 KBS 2TV '학교 2013'에서 영락없이 철없는 소년이었던 배우 이지훈(30)은 4년 만에 콤플렉스와 애정결핍, 뜻대로 되지 않는 운명의 굴레를 모두 짊어진 '사연 있는 악역'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그는 최근 종영한 SBS TV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허준재(이민호 분)의 호적상 형이자 확고한 재벌 후계자 자리를 노리는 허치현 역을 열연해 "로코(로맨틱코미디)를 스릴러물로 만든다"는 평을 받았다.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지훈에게서 '올백머리'로 무장하고 섬뜩한 눈빛을 쏘는 허치현을 찾기는 어려웠다. 하얀 얼굴에 '똘망똘망한' 눈동자는 여전히 교복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은 인상을 줬다.

이지훈의 마스크는 사실 크게 개성이 강하거나 선이 뚜렷하진 않다. 그러나 그 덕분에 그는 매 작품에서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든다. '학교 2013'이나 '푸른바다의 전설' 외에 jtbc '마녀보감'에서의 젊은 선조, SBS '육룡이 나르샤'에서의 모범생 허강이 그랬다.

처음 시도해본 '진짜 악역' 연기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있는 나쁜 면을 끄집어냈을 뿐이라고 시크하게 말한다.

이지훈은 "사람이 다 양면성이 있지만, 밖으로 표출을 못 하는 것일 뿐"이라며 "연기에서는 감정이 올라오면 얼마든지 터뜨리면 되니 신나게 마음껏 했다. 제가 언제 평창동 부자동네에서 소리를 질러보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허치현 캐릭터에 대해선 "원래 선했지만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선이 아니라 악이 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엄마 강서희(황신혜)가 하는 일이 악행임을 알면서도 눈 감게 되는 인물임에 포인트를 뒀다"고 설명했다.

또 "선한 사람이 악인이 되기까지의 '줄타기'를 내면에서 많이 하다가 어느 순간 '뻥' 터뜨렸다"며 "그래야 시청자들이 허치현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scene)으로는 19회에서 강서희의 범행이 들통나고 경찰서로 향하게 되자 중간에 공중화장실에 들러 독극물을 삼키는 장면을 꼽았다. 재벌 2세가 좁고 지저분한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울음을 삼키며 가장 비참하게 생의 마감을 결심하는 순간이다.

이지훈은 "경찰차를 타고 가면서부터 치현 자신의 인생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 애증 등 복합적인 감정을 떠올렸다"고 전했다.

악역으로의 변신이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댓글을 보면 알 수 있다"고 능청스럽게 답했다.

이지훈은 "제 고향이 경기도 남양주 덕소의 한 아파트인데, 동네 페이스북에 제가 극 중에서 차로 심청(전지현)을 들이받은 날 '감히 전지현을 건드려? A아파트에 허치현 잡으러 가자!', '밤에 동네에서 허치현 마주치면 오줌 쌀 것 같다'는 댓글이 올라오는 걸 보고 연기를 제대로 했구나 실감했다"고 말했다.






톱스타 전지현과 이민호, 그리고 '대선배' 황신혜와 함께 호흡을 맞춘 데 대한 깨알 같은 소감도 잊지 않았다.

이지훈은 "지현 누나는 어렸을 때 봤던 그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피부가 매우 좋고 옛날과 똑같더라"며 "또 전지현만이 할 수 있는 코미디가 있다. 애드리브를 굉장히 잘하는데, 후반부엔 대본의 글만 봐도 누나 특유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민호에 대해선 "1살 차이 나는 '한류스타' 민호 형은 처음에는 까칠할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장난꾸러기였다"며 "저도 장난을 많이 치는 성격이라 심각한 장면에서 서로 계속 웃느라 진땀을 뺐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황신혜는 극 중에선 엄마였지만 실제로는 '누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쩌면 지현 누나보다 먼저 여배우로서 한 획을 그은 분인데 털털하고 개그 코드가 남다르다"며 "저와 그 코드가 너무 잘 맞아서 서로 나중에 시트콤을 같이 해도 좋겠다는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데뷔 6년 차로 딱 서른 살이 된 이지훈. 그에게는 또 변신할 수 있는 '새 옷'들과 작품이 무궁무진하다.

그는 "전혀 다른 상황에 처한 전혀 다른 사람의 연기를 하고 싶다. 로맨틱코미디나 절절한 멜로도 좋다"며 "20대의 감정과 30대의 감정이 겹쳐진 지금 늘 새로운 것에 목마르다"고 말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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