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서 '관계맺기' 과정…상호관계 형성이 중요"
(수원=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매년 학기 초 학교폭력 신고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내달 새 학기를 앞두고 학교전담 경찰관(SPO)과 연계,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4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남부경찰청 학교폭력 신고센터(117)에 접수된 신고는 총 1만1천여건이었다.
월별로 보면 1월, 2월 각각 300여건씩이던 신고 건수는 3월 개학을 맞아 800여건으로 뛴 뒤 4월부터 5월까지 매달 1천300여건 접수됐다.
여름방학을 맞아 7월 900여건, 8월 500여건으로 감소한 신고전화는 9월 900여건으로 증가했다가, 10월 1천300여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점차 감소한다.
이 같은 추세는 2015년에도 마찬가지였다.
2월 600여건에 달하던 신고전화는 3월 1천200여건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고, 4월 1천800여건, 5월 1천400여건을 기록했다.
이후 점차 감소하다가 8월 500여건에서 9월 1천여건으로 증가했다가 겨울방학을 맞아 다시 감소했다.
2012년 6월부터 117센터를 운영하는 경찰은 신고전화가 3월 학기 초부터 여름방학 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방학 이후 또 증가세를 보여, 겨울방학 중 다시 감소하는 추세가 매년 반복되고있다고 분석했다.
정선아 숙명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아동 혹은 청소년들은 매년 새 학기, 새로운 환경에서 이른바 '관계맺기'를 하다 보니 학교폭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라며 "아직 심리적으로 덜 성숙한 아이들이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보단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려 하다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들이 사람과의 상호관계를 '놀이'를 통해 학습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일방향적인 관계맺기에 길들여져 있어 동급생과의 관계맺기를 다소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특히 지난해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전화를 학교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69.5%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 19.9%, 고등학교 11.5%, 기타 1.1% 등이었다.
신고전화 유형별로는 폭행·협박 32.4%, 모욕 및 명예훼손 29.9%, 학교폭력 절차 상담 26.1%, 따돌림 5.6%, 교사 관련 불만 1.8%, 공갈·갈취 1.4%, 성폭력 1.4% 등이었다.
최근엔 상당수가 스마트폰 SNS를 이용한 왕따, 명예훼손, 욕설(모욕) 등이 많았고, 전통적인 학교폭력인 폭행이나 갈취 등은 감소하는 추세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내달 새 학기를 맞아 학교폭력 신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사전에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년 학기 초 학교폭력이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학교전담 경찰관 등과 연계해 학교별 범죄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강화하는 한편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대처방안의 하나로 117신고전화를 활용할 것을 홍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신고전화가 접수되면, 수사할 사건은 해당 팀으로 연결하고, 상담할 대상은 전문가와 연계해 상담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이 매년 상·하반기 117신고전화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2014년 78.3점, 80.8점에서 2015년 86.7점, 90점, 지난해 83.3점, 91.3점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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