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공약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정식 취임하자 홍콩기업들이 중국 본토에 있는 공장을 이전할지 고민에 빠졌다.
명보(明報)는 3일 중국 본토에 생산라인을 보유한 핸드백 업체가 미국 고객사로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공장을 이전하라는 요구한 뒤 캄보디아 이전을 검토 중이라고 대니 라우(劉達邦) 홍콩중소기업연합회 영구 명예주석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고객사는 핸드백 업체에 공장을 이전하면 주문을 유지하고 가격 인하 요구도 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에 공장을 소유한 라우 명예주석은 자신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 확대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내 공장 설립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대폭 인상하면 홍콩기업이 생산라인을 동남아로 이전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우 명예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을 수 있다며 홍콩기업들이 경솔하게 공장을 이전하지 말고 우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더라도 어떤 제품에 적용하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무역보호 조치를 실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우 명예주석은 전체 공장을 급히 이전하기보다 제품의 핵심 부품 공정만 동남아시아로 이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에디 리(李秀恒) 홍콩 중화제조업자연합회 회장은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이 올해 홍콩기업이 직면한 큰 어려움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과도하게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홍콩기업이 동남아시아 공장 이전을 급하게 검토할 필요가 없다며 현지 공급망과 물류망 등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4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대로 관세율을 인상하면 주요 대미 수출품인 기계·전기 제품과 완구, 방직제품, 금속제품 등 경공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중국 미국의 관세율 인상 가능성과 관계없이 고비용 구조 때문에 중국을 떠나는 외국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제조업체인 미국 시게이트가 지난달 장쑤(江蘇) 성 쑤저우(蘇州)공장을 폐쇄해 현지 직원 2천 명이 실직했다.
일본 파나소닉과 소니, 영국 유통업체 막스앤드스펜서, 독일 메트로AG, 미국 홈데포, 베스트 바이, 레브론, 로레알 등도 최근 몇 년 새 중국 시장 철수 행렬에 동참했다.
시게이트 등이 중국에서 철수하는 이유는 중국의 높은 세금 체제와 인건비 상승, 국내 기업과의 경쟁 심화, 외국 기업 우대정책 축소 등이라고 SCM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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