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대형화에 외국 항만 통합 움직임…부산항 현실은

입력 2017-02-07 09:34  

선사 대형화에 외국 항만 통합 움직임…부산항 현실은

운영사 난립으로 하역료 인하경쟁, 운영효율 저하…"통합 등 대응방안 적극 모색해야"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글로벌 선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해운동맹도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

이러한 선사들의 대형화에 대응하는 항만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함부르크쉬드를, 3위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APL을 각각 인수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는 UASC를 인수했으며, 중국의 코스코와 차이나시핑은 컨테이너 부문을 통합했다.

일본의 K-라인, MOL, NYK도 올해 7월 컨테이너 부문을 합병한 새로운 법인을 출범하고, 내년 4월부터 본격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2M, 오션3, G6, CKYHE 등 4개인 해운동맹체는 2M+현대상선, 오션, 디얼라이언스 3개로 재편된다.

각 동맹에 속한 선사들의 수와 물량은 지금보다 훨씬 많다.

선사와 해운동맹이 덩치를 키우는 것은 운송단가를 낮추고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주된 목적이다.

물류분석 전문업체인 알파라이너사는 2018년까지 14개의 글로벌 선사만 살아남고 그 가운데 상위 7개 선사가 세계 선복량의 65%를 점유할 것으로 예측했다.




2M, 오션, 디얼라이언스 등 3대 해운동맹이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 등 주요 항로에서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90%를 넘는다.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2M은 34%, 오션은 33%, 디얼라이언스는 30%로 전체의 97%를 차지한다.

아시아-북미 항로에서는 2M 17%, 오션 35%, 디얼라이언스 39%로 3개 동맹의 시장점유율이 91%에 이른다.

이같은 해운업계의 덩치 키우기에 대응해 외국 주요 항만들도 운영사 통합, 마케팅 기능 통합 등에 나서고 있다.

미국 시애틀항과 타코마항은 북서항만동맹( Northwest Seaport Alliance)을 결성했다.

장치장 사용료 협상, 마케팅 기능 통합 등을 위주로 협력하는 게 주 목적이다.

마이애미항의 터미널 운영사들은 지난해 12월에 선사와 서비스 거래 조건, 수수료 등을 놓고 선사와 공동협상할 수 있는 협약을 맺기로 하고 연방해사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다.

홍콩의 허치슨그룹과 중국 코스코는 올해 중에 홍콩 콰이충터미널의 16개 선석을 통합해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재편되는 해운동맹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비용절감, 물동량 확대를 통해 항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일본 고베항은 자국선사인 NYK, MOL, K-라인이 운영하는 3곳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통합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항만당국도 터미널 운영사가 선사 대형화에 제대로 대응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항만 당국은 터미널 운영사가 2M과 오션 동맹 기항에 대응할 수 있게 재정 지원을 하기 위해 항만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미국 항만당국협의회는 2020년까지 자국 항만들이 초대형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하는 데 1천5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부산항은 선사 대형화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을까.




물동량 기준 세계 6위인 부산신항은 선석이 21개에 불과하지만 운영사는 5개나 된다.

정부가 부두를 새로 지을 때마다 운영사를 따로 선정하는 바람에 소규모 운영사가 난립하는 결과를 낳았다.

한정된 물량을 놓고 운영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보니 하역료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익성 악화와 장비투자 부족으로 이어진다.

각종 장벽 때문에 운영사 간 협업이 안돼 특정 부두에 배들이 밀려 장시간 대기하면서도 비어있는 다른 부두를 이용하지 못하는가 하면 크레인 등 장비가 외국항만보다 적어 시간당 생산성도 떨어진다.

운영사들조차 "신항에는 선수가 너무 많다"고 토로하지만 정작 통합을 위한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잘게 쪼개진 부두 때문에 환적화물이 하나의 터미널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트레일러에 실려 다른 터미널로 이동하는 일이 잦고 이는 선사들의 시간·비용증가로 이어져 불만을 사고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당장 급한 불을 끄고자 장시간 대기가 예상되는 선박을 비어있는 다른 터미널에 접안하도록 하는 선석공동운영제를 도입하고, 부두간 경계를 허물어 환적화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비용부담을 내세운 운영사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해양수산개발원은 부산항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요 항만들도 해운동맹 재편에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운영 비용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시장의 붕괴를 초래하는 출혈경쟁을 지양해야 한다.

해운동맹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공동 대응 전략, 나아가 터미널 동맹 결성이나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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