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 이웃한 벨라루스가 자국에 러시아 공군기지를 설치하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국 내 주요 사회 인사 및 언론인 등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의 공군기지 창설 제안과 관련 "군사적인 측면에서 볼 때 기지는 필요없다"며 "기지와 그곳에 배치하려는 전투기 등은 과시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기지를 건설하는 대신 전투기들을 벨라루스에 제공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면서 "우리는 훌륭한 조종사와 학교를 갖고 있고 (러시아 조종사들 못지않게) 잘 싸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20대의 전투기만 달라. 우리는 같은 진영이다"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5년 9월 자국 국방부와 외교부에 벨라루스 측과 러시아 공군기지를 창설하기 위한 협상을 추진해 관련 협정을 체결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러시아 측은 공군기지 건설이 러-벨라루스 국가연합 국경 보호와 양국의 통합 지역방공시스템 구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국경에서 가까운 벨라루스 동부 바브루이스크에 공군기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여왔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가연합'을 창설해 정치·경제 통합을 추진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나 벨라루스에 대한 러시아 에너지 공급 가격 등을 두고 자주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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