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 프리미엄 요금제 강화로 수익성 개선 모색…"불필요한 지출 유도"
녹색소비자연대 "이통 가입자 상당수 굳이 필요 없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이미 사용"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이동통신시장이 위축되면서 통신업계가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통신 3사는 '양보다 질'을 내세우며 무리한 가입자 확대보다는 요금제 등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 확대에 집중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 3사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3조7천222억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고, 총매출액도 51조2천865억원으로 2.1% 늘었다.
전반적인 소비 시장의 위축에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이동통신보다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과 IPTV 사업의 호조에 기댄 결과였다.
정작 무선 사업은 성장세 둔화를 체감했다. 이동통신시장 2위 KT[030200]와 3위 LG유플러스[032640]는 무선서비스 매출이 각각 2.1%, 3.2% 증가했지만, 전체 가입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SK텔레콤[017670]은 0.9% 감소했다.
통신 3사의 무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전년 말 3만6천69원에서 작년 말 3만5천488원으로 581원 줄었다. 요금 단가가 낮은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워치와 키즈폰 등 세컨드 디바이스와 사물인터넷 가입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통신 3사의 마케팅 비용도 7조6천187억원으로 전년보다 2천491억원(3.2%)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통신업계는 가입자 확대를 위해 사물인터넷과 세컨드 디바이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요금제 강화를 내세웠다. 다양한 맞춤형 요금제를 선보이는 동시에 고가의 프리미엄 요금제를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요금제 가입자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아 매출 증대에 긍정적이다.
KT 신광석 전무는 지난 1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LTE 보급률이 80%에 육박한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보다는 서비스 혜택과 요금 중심의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올해는 단말 가입자 확대보다는 우량 고객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미 신규 기기변경 고객의 40% 이상이 6만원대 이상 데이터 요금제를 택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지난해 부가 서비스를 강화한 고가 요금제 'T 시그니처'를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 유영상 전략기획부문장은 "정교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품을 다양화하고 'T 시그니처' 등 고가 요금제를 통해 매출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도 우량 가입자 유치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자칫 고객의 부담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하는 지적이 나온다. 고가 요금제 가입자 유치에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6만원대 이상 고가 요금제 가입자의 절반은 데이터 사용량이 한 달 평균 5GB 안팎에 불과해 사실상 무제한 데이터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ICT정책국장은 "이미 가입자의 상당수가 굳이 필요가 없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며 "고가 요금제가 필요 없는 이용자에게 마케팅을 통해 요금제 사용을 유도하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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