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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남자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OK저축은행은 3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2로 힘겹게 누르고 8연패에서 탈출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도 패했다면 OK저축은행은 창단 최다 연패(9연패)라는 불명예 신기록을 작성할 뻔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경기 후 "최다 연패가 8연패인데 계속 끊는다"며 안도했다.
OK저축은행은 작년 12월 25일에도 8연패에서 벗어났다. 러시앤캐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2-2013시즌 개막 8연패에 빠진 경험이 있다.
팀이 최하위로 추락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몸무게가 7㎏이나 빠졌다는 김 감독은 "저만 고생하겠나"라며 선수들을 걱정했다.
이런 감독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선수가 있다. 주장 강영준(30)이다.
강영준은 "감독님께서 최대한 저희에게 부담을 안 주시려고 하고 배려해 주신다. 훈련 강도도 많이 줄었다"며 "감독님 배려에 선수들은 '꼴찌니까 포기해야지'가 아니라 '우리에게 맡겨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너희가 방법을 찾아봐라'고 과제를 줬다.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강영준은 "선수들은 감독님이 맡겨주신 부분을 차근차근히 해보고 있다"며 "그런데 잘은 안 된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코트에서 뛰는 건 선수들인데 책임은 감독님이 다 지셔서 죄송스럽다"며 "지고 나면 항상 감독님께 많이 죄송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강영준은 주장으로서 이런 책임감을 더 느낀다.
강영준은 OK저축은행의 주장이었다가 김홍정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팀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올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다시 주장을 맡았다.
그는 "팀이 잘 안 되고 있을 때 주장이 바뀌니까 부담이 조금 있었다. 팀이 잘 되고 있으면 주장이 바뀔 이유도 없었다"며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팀의 중심을 잡아야 하나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에게 '팀을 먼저 생각하라'고 당부하고 있다면서 "나 하나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전체가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강영준은 팀의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도 지고 있다.
팀의 토종 주포 송명근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생긴 공백을 강영준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강영준은 "저도 완전치 않고, 명근이만큼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부담이 많이 된다면서도 "팀에서는 다 저만 바라보니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조금이라도 더 연습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도 실망을 드리기 싫다면서 "아직 끝난 게 아니니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선수들과 다짐하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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