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메타폴리스 부속상가 화재, 아파트 대피 입주민 뒤엉켜 '아수라장'
(화성=연합뉴스) 강영훈 류수현 기자 = "상가에 난 불이 아파트까지 번졌다면… 상상도 하기 싫습니다."
4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화성시 동탄 메타폴리스 4층짜리 부속상가 건물에서 '꽝'하는 소리와 함께 "불이야" 하는 고함이 들렸다.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상가 3층에 있던 뽀로로 파크에서 철거 작업 중 불이 난 상황이었다.
당시 1층 레스토랑에 있던 이모(29)씨는 갑작스런 소란에 상가 복도로 뛰쳐나왔다.
3층에서 건물 외벽 창문 바깥으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상황이었고, 1층 복도도 연기로 가득 찼다.
신속히 대피해 다행히 부상하진 않았지만, 이씨는 당시 아찔했던 상황을 회상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가 안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자 3층에 있던 시민들은 상가건물 4층 옥상으로 대피했고, 일부는 창문을 깨고 건물 밖에 소방관들이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화재 당시 건물 밖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한 중학생은 상가 3층 창문에서 "구해달라"는 소리를 친 뒤 밖으로 뛰어내리는 모습도 목격했다.
4층 옥상으로 대피한 시민 10여명도 달리 대피할 곳이 없어 에어매트로 뛰어내렸다.
뛰어서 대피하는 시민들과 입주민까지 100여명이 한번에 뒤엉키면서 메타폴리스 주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다.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검은 연기가 가득해 소방당국도 진화에 애를 먹었다.
비슷한 시각 주상복합 메타폴리스 아파트에 "상가에서 불이 났으니 빨리 대피하라"는 안내방송이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주말을 맞아 늦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던 주민 A(31)씨는 안내방송에 따라 귀중품만 급히 챙기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1층 바깥으로 대피했다.
다행히 불이 아파트쪽으로 번진 상황은 아니어서 동마다 배치된 엘레베이터 6개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주민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속속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대피한 주민들은 대부분 옷가지도 제대로 걸쳐 입지 못한 모습이었고, 불이 내뿜는 유독가스에 옷가지나 손으로 코를 막아가며 불이 난 지점으로부터 최대한 멀리 벗어나려 걷고 또 걸었다.
메타폴리스 40층에 사는 B(58)씨는 "당시 라디오를 켜고 있어 방송에 신경을 크게 쓰지 않았는데 탄 냄새가 나길래 화재난 것을 알고 대피했다"며 "상가에서 발생한 화재라 생각처럼 긴박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주거 동에서 난 화재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큰일이 났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아파트 입주민 C(53)씨는 "화재 당시 엘리베이터엔 자리가 없을 정도로 입주민들이 들어찼다"며 "만일 아파트쪽에서 불이 났다면, 소방당국에서 고층 사다리차가 제대로 구비돼 있는지 몰라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이날 화재로 상가에 있던 시민 4명(남성 3명, 여성 1명)이 숨졌고, 4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불은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1시간 10분여 만에 꺼졌으나, 뽀로로 파크 내 가연성 자재가 많아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가 다량 배출돼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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