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층 메타폴리스 화재에 "또 불나면 어쩌나" 불안감 확산
(화성=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소방차가 와서 물을 뿌려도 집까지 안 닿을 텐데…."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66층 짜리 주상복합건물 메타폴리스 주민들은 4일 단지내 상가에서 화재가 발생해 시커먼 연기가 치솟자 불이 자칫 초고층 주거동으로 옮겨붙지 않을까 공포에 떨어야 했다.
메타폴리스는 최고 높이 66층을 자랑하는 동탄신도시의 '마천루'로, 1천200여 세대 규모의 주거동 4개가 있다.
이날 불은 상가동에서 발생해 다행히 주거동까지는 번지지 않았으나, 자칫 엄청난 인명피해가 날 뻔한 화재 상황에 주민들은그야말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오전 11시께 36층 주민 A(55)씨는 "상가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밖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고 황급히 집을 나섰다.
A씨는 엘리베이터 3대 중 2대가 '만원' 상태였으나, 나머지 1대에 자리가 나 그걸 타고 대피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고층 주민들이 모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다 보니 '만원' 상태가 계속됐다"며 "불이 났을 때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점은 알고 있으나, 워낙 높아서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화재를 겪어보니 고층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생겼다"며 "만약 우리 집에 불이 나면, 출동한 소방차가 뿌린 물이 집에 닿기나 할까 생각이 들어 겁이 난다"고 덧붙였다.
40층 주민 B(58)씨는 방송을 듣지 못한 채 휴식을 취하고 있다가, 시커먼 연기와 매캐한 냄새를 맡고 나서야 대피를 했다며 두려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B씨는 "화재 대피 방송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야 놀라 대피했다"며 "집까지 불이 올라올까 봐 귀중품을 챙기고, 주차장의 차까지 빼서 건물을 빠져나갔다"고 했다.
또 "상가동에서 불이 그쳤기에 망정이지, 주거동에서 불이 났다면 무언가를 챙겨 나온다는 생각도 못 했을 것"이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초고층 입주 후 처음 겪어보는 화재 상황에 적잖이 당황한 주민들도 많았다.
52층에 거주하는 C(31)씨는 "불이 난 것이 처음이라,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서 일단 몸부터 빠져나왔다"며 "그러나52층에서 걸어 내려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다. 고층화재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한편 불은 오전 11시께 화성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단지 내 4층짜리 부속 상가 건물 3층 뽀로로 파크에서 철거작업 중 일어났으며, 소방대에 의해 1시간 10분여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성인 남성 3명과 여성 1명 등 4명이 숨졌고, 30여명이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고 있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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