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국민투표 앞둔 터키, 에게해 영유권에 연일 강경기조

입력 2017-02-04 20:25  

개헌 국민투표 앞둔 터키, 에게해 영유권에 연일 강경기조

터키 외교부 "그리스군 코스섬 훈련은 조약 위반" 맞대응 경고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그리스와 터키가 영유권 분쟁을 벌인 에게해 무인도 해역에 터키군 총사령관이 다녀간 후 양국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그리스의 군사훈련이 빌미가 됐다.

터키 외교부는, 그리스가 에게해 코스섬에서 실시할 예정인 낙하산 훈련이 파리조약 위반이라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앞서 그리스 언론은 그리스군 특수부대가 코스섬에서 공수 훈련을 한다고 보도했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긴장을 촉발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그리스에 촉구했다.

터키 외교부는 필요하다면 대응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와 터키 사이에 해묵은 에게해 영유권 갈등에 다시 불을 붙인 쪽은 터키다.

지난달 29일 그리스 국방부는 에게해 이미아섬(터키명, 카르다크) 인근 영해에 미사일을 탑재한 터키 해군 고속정이 특공대 보트 두 척을 거느리고 진입했다가 그리스 해군의 경고방송에 돌아갔다고 발표했다.

이미아섬은 그리스 영토인 에게해 도서들에 둘러싸여 있으나, 터키 보드룸에서 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터키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터키정부는 훌루시 아카르 군총사령관의 카르다크 방문사실을 공개했으며 이후 여당 정치인들이 에게해 영유권과 관련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터키군 총사령관의 에게해 '방문'은 그리스 대법원이 '쿠데타 사범' 터키군인 8명의 송환 요청을 기각한 직후 발생했다.

터키 야권 일각에서는 임박한 개헌안 국민투표에 연계해 의심의 시선을 던졌다. 영유권 갈등을 부각, 민족주의 감정을 조장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엔긴 알타이 의원은 앙카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군총사령관이 마치 무흐타르(한국의 통장격인 행정 말단 인사)처럼 국민투표 선전에 동참하려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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