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잇따라 '박원순 띄우기'…안희정, 박원순측 핵심 '민평련계' 포섭 작전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레이스를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당내 경선주자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현재 지지율 1~2위를 달리고 있으면서 같은 친노(친노무현) 뿌리에서 나온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당내는 물론 여야 전체를 통틀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최근 박 시장에 대한 호의적인 언급을 자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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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주민센터를 찾은 자리에서 "박 시장의 대표적인 행정 정책", "현 정부에서 후퇴한 복지를 지켜준 게 우리 당 소속 지자체들이고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박시장이 이끄는 서울시이다", "제가 박 시장과 친하다", "우리 박 시장이 잘하고 있다"는 등 몇 차례나 박 시장을 추켜세웠다.
그는 지난 3일 세운상가 내 '팹랩'을 찾은 자리에서도 "아주 활발하게 성공적으로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서울시가 만든 팹랩에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내 지지세력을 불려 '대세론'을 굳히는 동시에 본인의 단점으로 외부에서 지적하는 확장성 부족과 친문(친문재인) 일색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이란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도 박 시장 주변 인물 영입에 적극적이다. 이미 박 시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권오중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올해 초에 영입, 자신의 선거캠프에 합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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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성남시장을 제치고 2위 주자로 올라선 안 지사로서는 내친김에 '문재인 대세론'을 깨고 대역전 드라마를 쓰기 위해선 당내 지지 기반 확장을 통한 '바람몰이'가 절실한 상황이다.
당내 박원순계에서 중추적으로 활동해 온 박홍근·기동민 의원 등 86그룹 출신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계가 안 지사와 가까운 사이라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양측은 민주당 내에서 박원순계로 꼽히는 김상희·박홍근·남윤인순·권미혁·기동민 의원 등을 대상으로 캠프 합류를 권하는 '러브콜'을 직간접적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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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내 박원순계 의원들은 이처럼 올라가는 '몸값'에도 아직은 추이를 지켜보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박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열흘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쉽사리 다른 캠프에 합류하는데 따른 부담감도 엿보인다.
박 시장을 도왔던 한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 이후는 몰라도 지금 갑자기 어디 가서 선거를 돕는다는 것은 솔직히 아닌 것 같다"며 "나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고 뜻을 같이했던 분들과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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