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단체 "광주은행 유리창 국과수 보고서는 소중한 한 걸음"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은행 본점 사옥 유리창에 뚫린 구멍이 소총 탄흔으로 보인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공식보고서가 나왔다.
국과수는 이에 앞서 광주은행 본점 인근 전일빌딩에 대한 탄흔 분석에서는 계엄군의 헬기사격 가능성이 크다는 감정서도 내놨다.
광주의 5월 단체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5·18 진실규명을 향한 소중한 한 걸음이라며 미완의 역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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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일 "광주은행 옛 본점 유리창 국과수 보고서로 전두환 신군부의 잔학성이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옛 본점이 자리한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은 1980년 5월 21일 계엄군이 행한 집단발포의 배경공간이다. 국과수가 헬기사격 가능성이 크다고 탄흔 분석 결과를 낸 전일빌딩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김 상임이사는 "5·18 당시 금남로에서는 창밖을 내다보던 여러 시민이 계엄군 저격을 받았다"며 "의재로 방향 건물에서는 피격으로 숨진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5·18기록관에 전시된 광주은행 옛 본점 유리처럼 열리지 않는 고정형 창문에까지 총을 쏜 이유가 무엇이겠냐"며 "시민을 표적 삼은 무차별 실탄사격은 신군부가 조직적으로 행한 학살행위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 상임이사는 "여러 기록과 증언, 하나씩 드러나는 진실은 신군부 측이 굽히지 않는 '자위권 발동'이라는 궤변을 깨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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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나온 광주은행 옛 본점 유리창 탄흔 분석 보고서가 계엄군 헬기사격 진실에 다가서는 두 번째 단서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그는 "유리창 3장 가운데 5·18기록관 수장고에 보관된 1장에 대해 국과수가 상향, 하향 사격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결론 내렸다"며 "지상 4층이거나 8∼9층에 설치됐던 유리창 아래쪽에 탄흔 2개가 형성된 점, 밑에서 올려다보면 건물외벽 턱이 창문 하단부를 가리는 점을 고려했을 때 헬기에서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이 공식적으로 입증되면 전남도청 앞 집단발포가 '우발적 자위권 발동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신군부 주장은 궁색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5월 단체는 '헬기 사격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국과수 전일빌딩 탄흔 분석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집단발포 책임자 규명을 위한 시민 증언을 모으고 있다.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김희송 연구교수도 헬기사격이 1980년 5월 21일 계엄군 전남도청 투입작전의 일환이라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김 상임이사는 유력 대선주자와 야권이 호응하고, 광주시가 지원단을 개소하는 등 여느 때보다 활발해진 5·18 진실규명 움직임 속에서 차기 정부와 군 당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전일빌딩과 광주은행 옛 본점 국과수 보고서는 군이 37년간 부정한 사실을 과학수사로 입증한 결실"이라며 "다수가 목격한 사실이고 집단의 기억 또한 건강하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발포 명령자, 실종자 행방, 군 헬기사격 진상 규명이 다음 정권에서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책임당사자인 군은 겸허한 자세로 모든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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