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조사 방해받은 정황 포착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아들의 '운전병 특혜' 의혹을 조사하던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의 조사가 조직적인 방해를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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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5일 "우 전 수석의 아들을 왜 운전병으로 뽑았느냐보다는 이후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조사 때 온갖 방해가 있었다는 의혹이 현재 특검팀 조사의 중심"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 전 특별감찰관이 작년 우 수석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청이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주요 의혹 대상자들이 특별감찰관실 소환 조사에 제대로 나가지 못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8월 언론에 공개된 통화 내용을 보면 당시 우 수석의 각종 비위 혐의에 대한 감찰을 진행 중이던 이 전 특별감찰관은 "경찰에 자료 좀 달라고 하면 하늘 쳐다보고 딴소리하고 사람을 불러도 처음엔 다 나오겠다고 하다가 위에 보고하면 딱 연락이 끊겨"라고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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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팀은 우 전 수석 아들이 이상철 당시 서울경찰청 차장(현 대전경찰청장)의 운전병으로 선발되는 과정에 핵심적 역할을 한 백승석 당시 서울경찰청 부속실장(경위·현 대전경찰청 근무)를 '감찰 방해' 정황을 밝힐 핵심 인물로 보고 2일에 이어 이날도 재소환하는 등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백 경위는 이 전 특별감찰관실과 이어 진행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우 전 수석 아들을 운전병으로 뽑기 전 누군가로부터 부탁을 받은 것 같다. 누구인지는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가 이를 다시 번복하는 등 석연치 않은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특검팀은 우 전 수석 가족회사인 '정강'이 한국 미술계 거장인 이우환 화백의 그림 2점을 비롯해 4억 4천만원어치의 그림을 보유한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횡령 및 탈세 혐의가 있는지를 조사 중이다.
앞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우 전 수석과 부인 등 가족들이 가족회사 '정강'을 통해 생활비를 쓰는 등 횡령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전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의) 개인 비리를 조사할 수 있게 돼 있었는데 이를 방해했다면 (특검 수사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최순실 특검법'은 수사 대상을 나열한 2조 10호에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모금 및 최순실(최서원) 등의 비리 행위 등을 내사하는 과정에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임되도록 하였다는 의혹 사건'을 언급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진행된 검찰 특별수사팀의 수사와는 별개로 우 전 수석의 이 전 특별감찰관 방해 의혹을 밝히면서 그의 개인 비리 혐의까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직권남용 혐의 외에도 횡령 등 개인 비리 혐의도 적용해 기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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