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고영태, 미얀마 사업 놓고 '암투'?…특검 경위 파악

입력 2017-02-05 13:47  

최순실-고영태, 미얀마 사업 놓고 '암투'?…특검 경위 파악

"원래는 '고영태표'로 추진하다 배제하고 崔가 지분 가져가"

'미얀마 파트너'도 고영태 소개…초기 추진 과정 개입 정황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전명훈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투입하려 시도한 미얀마 K타운 사업에 최씨 측근이던 고영태(41)씨가 주도적으로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다 최씨에 가로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법조계와 사정 당국 등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사업의 '발단'에 고씨의 역할이 있었던 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강남에서 카페 '테스타 로사'를 운영하는 등 커피 사업에 관심이 많던 최씨는 2015년께 커피 사업 확장을 위해 고씨에게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때 보고된 내용 중 하나가 미얀마 커피 수입이었다.

미얀마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고씨는 현지에서 오랫동안 무역업을 해온 사업가 인모(44·미국 국적)씨를 최씨 측에 소개한다. 최근 최씨의 '미얀마 사업 파트너'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두 나라를 오가며 인맥을 쌓는 등 인씨가 미얀마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여긴 최씨는 그를 발판으로 미얀마에서 추가로 원조 관련 사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최씨 측과 인씨를 이어준 고씨는 미얀마 K타운 사업권을 가진 인씨 현지 회사 M사 지분 약 15%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최씨가 인씨에게 "내가 사업을 더욱 키워줄 테니 고영태가 아닌 나에게 지분을 달라"고 요구하며 고씨를 배제하면서 고씨의 지분은 최씨 쪽에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이 지분을 조카 장시호(38)씨 명의로 받았다.

최씨는 장씨에게 '대대손손 물려줄 자산'이라고 강조하며 공증 등 관련 업무를 장씨에게 맡겼는데, 장씨가 직원을 시켜 진행하자 크게 질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일 처리가 원만하지 않자 결국엔 장씨도 실질적으론 거의 관여하지 않고 인씨가 위임을 받아 직접 미얀마로 건너가는 등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인씨와 장씨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최씨가 M사 지분을 챙긴 행위가 알선수재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달 1∼2일 체포영장을 통해 최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그러나 최씨가 진술거부권(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비협조적 태도를 보여 조사에 큰 진척은 없었다.

최씨와 돌아선 뒤 각종 의혹을 폭로한 고씨는 6일 최씨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어서 무슨 말을 할지 주목된다.


song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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