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젠화 납치 아닌 수사협조차 중국행…중국 당국과 '딜' 정황"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최근 홍콩에서 실종된 샤오젠화(肖建華·46)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이 납치된 게 아니며 중국 당국의 권력층 비리 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중국으로 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특히, 샤오 회장이 중국 고위층의 불법 재산 증식에 대한 정보를 폭로할 것으로 보여 올해 연말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지도부가 반대 세력을 제압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매체들은 지난달 27일 샤오 회장이 정체불명의 인사 6명과 함께 홍콩 포시즌스호텔을 떠난 후 중국 당국의 납치설이 제기됐지만 SCMP는 5일 샤오 회장이 홍콩에서 실종된 뒤 가족 및 사업체와 연락을 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샤오 회장은 현재 중국 본토에서 일부 수사에 협조하면서 그의 가족 및 사업체와 연락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샤오 회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중국에 들어갔으며 홍콩 경찰청장 또한 납치설의 증거가 없다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샤오 회장이 중국 당국의 수사에 협조하는 대가로 뇌물 수수와 주가 조작 등을 포함한 일련의 사안을 구제받는 방안 등을 협의해왔다"고 주장했다.
소식통들이 전한 당시 상황에 따르면 샤오 회장은 지난달 27일 사전 약속을 하고 중국 본토에서 온 4명의 손님을 만났으며 이들 중 2명은 수년간 알던 사이였고 나머지 2명은 협상가들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에 중국 사법 당국 관계자는 없었다.
그날 이들이 회동한 뒤 샤오 회장은 중국 본토에 같이 가는데 동의하면서 자신의 여성 경호원 2명을 데려가게 해달라고 요청해 총 7명이 홍콩 포시즌스호텔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샤오 회장의 중국행이 연말 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권력 투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신문은 샤오 회장이 중국에 갑자기 온 데 대해 "중국 당국은 막대한 돈과 정치적 영향력으로 금융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특정 사업가들에 대해 우려해왔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 연줄과 상관없이 부패와 전쟁을 강조하면서 이런 점이 더욱 부각됐다"고 전했다.
이어 "샤오 회장이 중국에 온 것은 중국 정치 지도자 가족들의 뇌물 등 부패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중국 당국은 정치 지도자들의 가족이나 친척의 뇌물 수수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중국 지도자들의 친척과 사업하는 것은 돈을 버는 첩경으로 여겨지며 가난한 시골 출신인 샤오 회장은 중국의 일부 강력한 집안들과 광범위한 관계를 맺으며 60억 달러(한화 6조9천억원)에 달하는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앞서 샤오 회장이 갑자기 홍콩에서 사라지면서 중국 당국이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납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등 세간에 큰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밍톈그룹은 지난 2일 웨이신(微信·위챗)을 통한 성명에서 "사업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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