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외에 윤상현·조원진·전희경·이인제·김문수 가세
"이젠 참여할 때"…보수층 결집 부응해 黃권한대행 띄우기?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강건택 홍정규 기자 =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주말 동안 도심에서 열린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대거 참석한 것으로 5일 전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당내 인적청산 대상으로 지목돼 '폐족' 수순을 밟던 친박 진영이 설 연휴 이후 보수여론 결집에 힘입어 반격 모드로 전환하려는 양상이다.
전날 덕수궁 대한문 앞과 청계천 광장에서 각각 열린 보수단체들의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새누리당 윤상현 조원진 김진태 전희경 의원이 참석했다.
특히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출마를 준비 중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여기에 가세했다.
대부분 친박 핵심인사들로, 새누리당에서 대권 주자와 현역 의원들이 한꺼번에 태극기 집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빠지지 않고 꿋꿋이 지켜온 현역 의원은 강성 친박으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 정도에 불과했다.
조 의원이 지난달 26일 대구 집회에 김 의원과 함께 간 적이 있지만,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는 전날 처음으로 참석했다.
친박 핵심인사로 꼽히는 윤 의원은 탄핵 정국을 야기한 '책임자'로 몰려 최근 서청원 최경환 의원과 함께 당원권 정지(서청원 최경환 3년, 윤상현 1년)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여서 이날 집회 참석의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따라 친박 인사들이 쇄신의 대상으로 휩쓸려 사라지기보다는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정치적 반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보수 성향 인터넷 팟캐스트와의 전격 인터뷰에서 '기획설'을 제기한 것을 신호탄으로 보수층 내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서서히 세를 넓혀가는 상황에 발맞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해석인 셈이다.
조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이 아주 많아졌다"며 "이제는 참여할 때가 됐다. 태극기 집회가 인원도 많고 요구도 많은데 전혀 정치권이 받아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태극기 물결이 대한민국 정통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애국심의 물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처음부터 탄핵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전 최고위원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애국·보수민심은 큰 충격을 받고 침묵하다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 또 큰 상처를 입고 분열하다 집결하기 시작한다. 이 무서운 흐름이 새누리당을 재건하고 흔들리는 나라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힘이 될 것"이라며 "야당 대세론은 거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태극기를 들고 명동-남대문을 한 바퀴 돌아오는데 남녀노소 모든 분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해 눈물이 났다"며 참석 소감을 밝혔다.
친박 내부의 이런 기류는 보수 지지층 재결집에 힘입어 대선 체제로 본격적으로 전환하려는 당의 움직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집회 현장의 보수 여론과 결합함으로써 범여권에서 가장 높은 10%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띄우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한 핵심 당직자는 "탄핵 반대 집회에 가라고 권장한 것은 아니지만 막는 것도 아니다.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면서 "박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황 권한대행이 보수 구심점이 되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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