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 4천명 운집…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영입 등 안보정책 강화
박원순 끌어안기…서울시 복지사업 현장서 "제가 박 시장과 친하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왜 문재인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제가 제일 낫지 않느냐고 답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 이후 첫 주말 휴일인 4일과 5일 이틀 동안 민생 현장을 방문하고 지지자들과 만나는 강행군을 펼쳤다.
반 전 총장과의 '양강 구도'가 허물어지고 사실상 독주 체제가 갖춰진 만큼 여세를 몰아 '대세론'을 굳히려는 시도로 보인다.
특히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영입하며 안보 분야 보강과 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서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입한 환자 안심 병원을 찾으며 박 시장 지지층에도 손을 내미는 등 전방위로 외연 확장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5일 서울시가 복지사업으로 운영하는 '보호자 없는 환자 안심병원' 서울 의료원을 방문했다.
민생 챙기기 행보인 동시에, 한때 경쟁자였던 박 시장의 지지자들을 의식한 일정으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이 병원이 있는 중랑구는 박 시장의 대변인 역할을 했던 박홍근 의원의 지역구로, 문 전 대표의 방문에 박 의원도 함께했다. 박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세계적으로 환자 보호자들이 밤까지 병실에서 간호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밖에 없다. 중환자가 한 분 생기면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제도를 만든 것이 박 시장의 업적이기도 하다. 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며 "박 시장과 친하다. 제가 잘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야권에서 이슈가 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2위 싸움에 거리를 두며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정책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전날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학생·청년 지지모임인 '허니문(MOON)' 출범식에 참석한 데 이어 모교 경희대에서 열린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 북 콘서트를 여는 등 세몰이를 했다.
북 콘서트에는 문 전 대표 캠프에 합류하기로 한 고민정 KBS 아나운서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참석했다.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작가 이외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작곡가 김형석 씨 등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축하공연은 가수 이은미 강산에 씨가 맡았다.
지지자 4천여 명이 몰린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지지자들을 향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당내에선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추격을 벼르고 있고 당 밖에서도 보수진영 결집이나 제3지대론 등의 변수가 있지만, '대세론'이 안정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을 부각해 지지층을 안심시키고 부동층을 흡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북 콘서트에서 문 전 대표는 "요즘 제일 많이 받는 질문이 뭐냐"는 물음에 "왜 문재인이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답했다. "뭐라고 답하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제가 제일 낫지 않느냐(는 답을 한다)"고도 했다.
이어 "저는 사상 처음으로 영남에서도 지지받고 호남에서도 지지받는 후보"라며 "모든 지역에서 지지받는 좋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생 지역 구도를 깨기 위해 온몸을 바쳤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전 전 특전사령관의 영입과 맞물려 문 전 대표는 강력한 안보를 강조하는 등 중도층 끌어안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당연히 국방력을 강화해야 하고 한미동맹도 강화해야 한다. 사병들의 급여도 높여야 한다"며 "북핵 문제 역시 생존이 걸린 만큼 한반도 비핵화를 반드시 관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재와 압박을 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며 "트럼프 정부도 생각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6일에는 서울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고시 준비생들과 대화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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